(2019년 4월 9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올 것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국들이 지금과 같은 감산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도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파리(Khalid al-Falih)는 월요일, OPEC 내에서 감산 연장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다음 달의 회담이 연장 여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만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OPEC 14개국과 러시아를 위시한 10개국의 연합 사이에서 엄격한 산유량 제한을 계속 지켜야 할지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0의 유가는 원유 생산을 늘려 수익을 거두는 것을 포기하기에는 지나치게 매력적인 가격이다.
공급 조작, 러시아 방식과 달라
OPEC+ 동맹 내부의 정보에 의하면 가장 불만이 큰 국가 중 하나는 협약으로 인한 제약으로 평상시 에너지 시장을 움직이던 방식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 러시아다.
원유가 중요한 국가 재원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러시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나 그 외 OPEC 국가와 같은 국영 석유기업이 없다. 러시아의 파이프라인은 국유기업인 트랜스네프트가 운영하고 있으나 가장 규모가 큰 로즈네프트(Rosneft)에서 루크오일(Lukoil, MCX:LKOH), 수르구트네프테가스(Surgutneftegaz, MCX:SNGS), 가스프롬넵트(Gazprom Neft, MCX:SIBN), 그리고 타트네프트(Tatneft, MCX:TATN)에까지 이르는 석유기업들은 가격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자유 시장경쟁에 익숙하다. 유가를 상승시키기 위해서 OPEC의 표준운영절차대로 생산량을 조절해 인위적으로 공급부족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시장이 붕괴하며 배럴당 $26까지 추락했던 유가를 상승시키기 위해 지난 3년 사이 두 번에 걸쳐 사우디아라비아와 감산 협약을 맺었다. 지금처럼 압도적인 강세장에서는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을 선호하며, 그럴 여유도 충분하다: 12월 기준 러시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2로, 사우디아라비아가 필요로 하는 $84의 반절에 불과하다.
이번 주까지만 해도 OPEC+의 24개국이 6월 회담에서 일일 120만 배럴의 감산을 연장하기로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OPEC, 5월에 감산 결정 내릴 수 있어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은 그보다 일찍, 5월로 예정된 기술적 모임에서 감산 관련 사항이 결정될 수 있으며 반드시 연장될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목표보다 더욱 산유량을 줄일지 여부에 대해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시장은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발언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정책 관련자들에 의하면 알파리의 이번 발언은 "감산을 종료하라는 지나친 내부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의 에너지 장관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의 입장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로즈네프트의 CEO 이고르 세친(Igor Sechin)은 OPEC+에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으로, 2월에 유출되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감산 협약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며 미국의 계략에 휘둘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감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러시아만이 아니다. 나이지리아는 3월에도 할당량을 넘는 원유를 생산해 3개월 연속 OPEC+의 감산 협약을 따르는 것에 실패했다. 나이지리아의 할당량은 일일 168.5만 배럴이지만 3월 생산량은 192만 배럴에 달했다.
계속되는 내전으로 일일 100만 배럴에 달하는 리비아의 원유 공급이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국제적 압박이 드디어 OPEC이 감산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이어 리비아의 원유 공급까지 끊어질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세계적인 공급 재앙은 OPEC조차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 OPEC의 감산 목표가 고유가가 아닌 "시장 재균형"이 맞다면 말이다.
사우디, 트럼프 대통령 회유에 나서
스위스 추크에 위치한 원유 자문회사 페트로매트릭스(PetroMatrix)의 사장 올리비에 야콥(Olivier Jakob)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일부를 예정보다 빨리 끝내는 것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야콥은 이렇게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으로도 자신들이 트럼프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사소한 태도 변화에서 양보의 조짐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주 대부분의 지역, 특히 유럽에 대한 공식판매가격(OSP)을 인상했다고 덧붙였다.
원유 매수 포지션을 취한 헤지펀드들은 OPEC이 수요일로 예정된 월간 보고에서 산유량을 더욱 줄이겠다고 발표해 금년 들어 각각 약 40%와 31% 상승한 WTI 원유와 브렌트유의 반등세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과 관련해 한 발짝 물러설 여지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국영기업인 아람코의 상장을 위한 채권 발행에 시장이 열렬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아람코 채권 발행 뒤에도 관대한 태도를 보일까?
국가 예산을 위해 원하는 선까지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을 제외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우선으로 여기던 것은 아람코 IPO다. 첫 국제적 채권 발행 목표를 100억 달러에 두었던 아람코에는 월요일 기준 그 3배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 몰렸다.
뉴욕 에너지 헤지펀드인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창립 파트너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채권의 과도매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람코에 대한 큰 지지를 나타낸다."
“지금 시점에는 긴장을 풀고 관대한 태도를 보일 여력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