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역내에서 판매되는 신차(승용차 기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 대비 37.5% 감축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유럽 현지 완성차업체는 물론 현대·기아자동차 등 유럽 수출 물량이 많은 국내 자동차업체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U 회원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18일 자동차 배출 감축 목표치를 집중적으로 협의한 결과 2030년까지 신차 배출량을 2021년 기준으로 37.5%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EU 이사회는 35% 감축안을, 유럽의회는 이보다 더 강화한 40% 감축안을 제시했다. EU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또 밴 차량에 대해선 2030년까지 배출량을 2021년 대비 31% 감축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EU는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중간 목표치도 정했다. 2025년까지 승용차와 밴 차량의 배출량을 2021년 기준으로 각각 15% 줄이기로 했다.
"국내 車업계, EU 규제 못맞추면 年 1兆 벌금 물 수도"
현행 규정에 따르면 2021년까지 유럽연합(EU) 역내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배출량은 ㎞당 95g을 넘지 말아야 한다. 이 같은 목표치는 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모든 차량에 적용된다. 완성차업체는 배출이 많은 차량을 판매하면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적은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더 많이 팔아야 이 규정을 맞출 수 있다. 규정을 어기면 일정 금액의 벌금을 내야 한다.
독일 등 자동차 회사가 많은 국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독일자동차제조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 어느 곳에도 이처럼 엄격한 규정은 없다”며 “이번 목표치는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판매량이 많은 현대·기아차는 현재 기준으로 따지면 연간 9000억~1조원가량의 벌금을 물어야 할 판”이라며 “유럽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판매 비중을 급격하게 늘리지 않으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99만5383대를 팔았다. 올해는 약 107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창민/김형규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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