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쇼크’로 바이오주가 이틀째 급락했다. 28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이치엘비 주가는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이틀째 하한가를 이어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가격제한폭(-29.9%)까지 떨어진 3만5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 60% 가까이 폭락했다.
다른 바이오주도 충격이 이어졌다. 신라젠은 전일 대비 5.5% 하락한 4만9400원에, 헬릭스미스는 전일 대비 11.1% 떨어진 16만8600원에 마감했다. 전날 퍼진 임상 실패 소식에 대해 루머라고 해명한 메지온도 23.8% 떨어진 6300원에 장을 마쳤다. 메지온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는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메지온 물량을 매도하지 않은 상태며 루머의 진위 여부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크로젠(-1.7%), 강스템바이오텍(-3.5%), 파미셀(-4.1%), 메디포스트(-3.1%) 등도 줄줄이 떨어졌다. 바이오 종목을 담고 있는 KRX헬스케어지수는 전일 대비 1.5% 하락한 3030.19에 마감했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에 의해 형성되는 면이 크다. 국내에서 바이오산업이 부각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신약 완성품을 시장에 내놓은 기업은 별로 없다. 면역항암제 펙사벡을 개발 중인 신라젠이 대표적이다. 신라젠은 신약 완성품 없이 코스닥시장 3위인 약 3조5000억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했다. 한때 10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약 2조700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5위인 헬릭스미스도 주력 제품은 모두 개발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장 매출이 나지 않는 기업은 기초체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며 “한 바이오기업의 임상 실패 소식에 다른 바이오기업 투자자도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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