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0일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8% 상승한 82만3000원을 달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KS:207940) 주가가 80만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11일 이후 처음이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은 미국 정부의 중국 바이오텍을 향한 규제 강화를 예고한 게 주요 배경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는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바이오 안보'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중국 바이오 기업이 미국 안보를 위협해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의 세금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고 미국인의 유전자데이터가 해외에 공유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법안에서 명시한 주요 기업에는 중국 BGI(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베이징 유전체연구소) 그룹과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우시바이오로직스 자회사) 등이 포함됐다. 특히 크리스 첸 우시바이오로직스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인민해방군(PLA) 군사 의학 아카데미 겸임교수였다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법안이 발의된 지난 26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우시앱택의 주가는 약 16% 하락했고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XDC는 각각 약 18%, 20% 급락했다. 그만큼 이번 법안에 대해 투자자들이 '악재'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통해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 중 미국 고객사의 비중은 55%에 달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CDMO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속적인 실적 확대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이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6946억원·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13% 증가한 수치다. 화이자·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대규모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수주액은 역대 최고 실적인 3조5009억원을 달성했다. 누적 수주 총액은 약 120억달러(약 16조380억원)다.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4개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확대가 전망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4조2305억원으로 업계 최초 매출 4조 클럽 진입을 예고했다. 영업이익은 1조2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바이오 기업 규제가 본격화하면 미국 매출 비중이 46%에 달하는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물량을 가져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