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상진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하향해서 제시했다.하지만 작년 수주목표를 30% 이상 초과 달성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 감소는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올해에도 매출액 확대와 고정비 감소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하회 전망
15일 SK증권은 HD현대중공업 작년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3조4208억원, 영업이익은 307% 증가한 9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조업일수 증가와 건조물량 확대에 따른 매출과 이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선가 카타르 1차 LNGC 물량의 반복건조 효과로 수익성은 가져가고 있으나 개선 속도는 아직까지 더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고선가 물량의 비중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간은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교보증권은 작년 4분기 HD현대중공업의 매출액은 3조 535억원, 영업이익 4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을 더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모두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965억원을 하회한 것으로 추정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 우상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2020~2021년 수주한 상대적 저가 물량이 2024년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임으로 유의미한 실적 개선세는 올해 하반기부터일 것"으로 판단했다.
◇ 올해 수주 가이던스 95억달러로 하향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가이던스는 72억불로 제시했다. 전년 목표 대비 23.7%, 수주 실적 대비 41.3%로 대폭 감소한 수준이다.
경쟁사와 달리 작년 수주목표를 30% 이상 초과 달성함과 동시에 작년 카타르 2차 LNGC 물량을 기존 약정 대비 7척 많은 17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큰 폭의 수주목표 감소는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판단이다.
이미 3.5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쌓아 놓은 만큼 제한적인 인도 슬롯을 바탕으로 올해 LNGC와 VLGC/VLAC 를 중심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VLCC의 경우 중국 조선소들 도크 슬롯이 점진적으로 채워지고 있으나, 국내 조선소가 원하는 수준의 선가의 계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원유탱커 수주 규모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승한 연구원은 "3분기 기준 HD현대중공업의 고선가 매출 비중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나, 올해 말 기준으로 약 60~7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는 실적 개선 모멘텀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안유동 연구원도 "HD현대중공업은 자체 엔진사업부를 보유하고 있어 환경 규제 관련 수혜를 가장 빠르고 크게 느낄 수 있는 조선업체이기에 타사 대비 상선 부문 수주 실적은 상대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