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DB하이텍 지분 5.63%(250만주)를 매각하면서 단기간 큰 수익을 올렸다.
애초 KCGI는 DB의 지배구조 개선 명분으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였고, DB하이텍 소액주주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KCGI는 DB하이텍 지분 매각을 통해 큰 차액을 챙겼고, DB하이텍 소액주주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지난 3월말 DB하이텍 지분 5.63%(1650억원)를 주당 5만6000원에 매입했고, 8개월이 지난 현재 주당 6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18%의 수익을 올린 추정된다.
일부 DB하이텍 소액투자자들은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뒤, 사실상 단기 투자 수익을 얻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포털 종목토론방에는 “증권 역사에 길이 남을 야합 아닌가”, “강성부씨 앞으로 어디가서 정의로운 척 하지 마세요”, “강성부의 민낯”, “라덕연보다 강성부가 더 나쁘다” 등 KCGI를 비판하는 글들로 빼곡하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주식 매각은 그동안 수차례 대화로 KCGI가 지속 요청한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대부분을 DB하이텍 이사회 및 경영진이 전향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며 “소모적 경쟁과 대립이 아닌, 일반주주와 이사회 및 경영진 간의 상호 대화를 통한 우호적 거버넌스 개선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DB하이텍은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 운영 개선 ▲내부통제 강화 ▲주주환원 정책 등이 포함된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DB하이텍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 등 주요 기관투자자,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의 권고사항을 적극 반영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는 동시에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경영진 의지의 반영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