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테이블은 없고 주방만 있는 배달 전문 식당 ‘고스트 키친’이 크게 유행하면서 20205년까지 전체 레스토랑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지금은 사업이 추락 중이라고 CNN비즈니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쇼핑몰 등에서 요리 공간을 공유하는 배달 전용 레스토랑 사업을 벌이던 키친 유나이티드는 최근 모든 지점을 매각하거나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업은 한때 1억7천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정도로 유망하다고 꼽히기도 했다.
고스트 키친은 우버 이츠 등 배달 앱의 온라인 주문을 받는 상업용 주방으로, 한 주방에서 수십가지 메뉴가 나올 수 있으며 고객은 이 업체가 고스트 키친이라는 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고스트 키친은 수년 전부터 있었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외식업계의 구원투수로 여겨졌다.
많은 사업가들은 고스트 키친이 일반 식당보다 사업을 시작하는데 돈이 덜 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대형 체인점들이 고스트 키친으로 운영하며 저렴한 임대료, 적은 노동력만 들여 새로운 메뉴와 아이템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 레스토랑 컨설턴트인 존 고든은 “팬데믹으로 도시의 수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빈 부동산이 늘었다”며 “체인점들은 효율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도입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웬디스는 2021년 스타트업 ‘리프 테크놀로지’와 함께 700개의 고스트 키친을 오픈할 계획을 발표했다. 우버의 공동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고스트 키친 스타트업인 ‘클라우드 키친’을 설립하고 24개 도시에 있는 40개 이상 부동산을 매입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고스트 키친에 대해 지도에서 식당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어디에서 준비되는지 확인하지 못해 불편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고객은 일반 식당이 아닌 대형 체인점 고스트 키친 업장이라는 점을 알고 ‘속았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레스토랑 컨설턴트이자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겸임교수인 스티븐 자고르는 “사람들이 다시 레스토랑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가상 레스토랑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은 레스토랑이 어떤 곳인지, 음식이 얼마나 신선하고 맛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들이 배달 앱 주문까지는 기꺼이 받아들였지만 음식은 기술 회사가 아닌 진짜 레스토랑에서 식사 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팬데믹이 끝나자 사람들이 다시 식당으로 돌아오며 배달 서비스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게다가 많은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과 배달 수수료 때문에 음식 배달을 꺼리고 있다. 전미레스토랑협회가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실재하는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는 것을 선호하며, 70% 응답자가 접근 가능한 물리적 위치에서 음식을 제공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존 고든은 “고스트 키친에는 정체성이나 마케팅이 없었고, 그 결과 매출이 너무 낮았다”고 말했다. 주문을 배달하기 위해 우버 이츠 같은 배달업체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런 업체는 30%나 수수료를 부과한다. 게다가 온라인 배달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우버 이츠는 유령 주방 목록 중 수천개를 삭제하기까지 했다. 올해 초 웬디스는 고스트 키친 관련 계획을 포기했고, 클라우드키친은 가을에 직원들을 해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