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를 시작으로 주류업계의 출고가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류 제조사의 출고가가 인상되면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들의 반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유지한다.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오비맥주를 시작으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들은 "당장의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각종 원부자재값이 오른 만큼 수익성 악화에 백기를 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감이 실린다.
맥주와 함께 병과 병뚜껑 가격 인상에 더해 소주 원료의 주정 가격까지 2년 연속 오른 소주의 출고가 인상도 점쳐진다.
소주와 맥주 1병씩을 식당에서 주문하면 이미 1만원을 넘기는 곳이 많은데,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식당가는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인건비, 전기요금은 물론 재룟값까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주류 판매가를 올려야 하지만 잦은 가격 인상은 소비자 반감을 살 수 있다.
이미 일부 도심에선 상반기 소주값 6000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일선 식당들이 출고가 인상여부가 결정되기도 전에 소주값을 먼저 올리면서 애주가들의 강한 거부감을 사기도 했다.
마트와 편의점 등 일반 소매점을 비롯해 식당과 주점 등에서 주류의 할인 판매가 가능해진 것도 식당가의 고심을 더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한국주류산업협회에 음식점, 마트 등 소매점에서 술을 공급가보다 낮게 할인해서 팔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사항을 보냈다. 식당이 도매상으로부터 소주 1병을 1500원에 사서 소비자에게 이보다 낮은 가격에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인근 상권에서 '박리다매' 전략으로 주류를 할인판매 할 경우 손님을 빼앗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아진 출고가를 오롯이 감당하며 판매가를 동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류 판매가는 이미 소비자 저항선까지 올라 있는 만큼 주류 판매가를 두고 식당가의 고심이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