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쿠팡 (NYSE:CPNG). [사진자료=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유통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면서 유통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적 하락세로 위기감이 고조된 신세계와 롯데는 각각 쇄신 카드를 꺼내 들며 '쇼핑 1번지' 탈환을 위한 잰걸음을 시작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전날 계열사 대표 40%를 교체하는 등 쇄신을 단행했다. '정용진의 남자'로 불린 외부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임기 2년 반을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백화점 대표도 교체했다. 신세계그룹이 9월에 인사를 단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인사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 오너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파격 인사에 롯데도 매년 12월 해오던 정기인사를 앞당겨 큰 폭의 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세계 인사에 앞서 롯데는 CEO IR 행사를 열고 2026년 매출 17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가 제시한 목표치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2.5배 수준을 4년 만에 이루겠다는 것이다.
핵심 전략은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체험형 점포 확대다.
업계에선 신세계와 롯데의 경영 전략이 '소비자 경험 혁신'으로 압축되자 쿠팡식 성공 DNA인 '소비자 우선' 전략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경쟁사 보다 빠른 2014년 로켓배송 론칭 뒤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물류망을 건립했고 새벽·익일배송 범위를 확대해 소비자 발걸음을 온라인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이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충성 고객과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이어졌다. 쿠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OTT서비스 '쿠팡플레이'로 소비자 경험을 확장한 멤버십 혜택도 확대했다.
반면 롯데는 개별 계열사 단위 멤버십은 존재하지만 쿠팡이나 신세계같은 서비스 통합 멤버십을 론칭하지 못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분기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을 론칭했지만 회원 수는 약 400만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지 못한 영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상반기 영업손실 3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14.6% 늘었지만 매출은 6.3% 줄었다.
◇신세계·롯데도 체험-콘텐츠 중심으로 개편하고 반격 준비
실적이 부진하자 소비자 경험과 혜택에 집중한 쿠팡 모델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롯데와 신세계도 앞다퉈 소비자 체험,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물건을 파는 경쟁이 아니라 고객 시간을 사는 경쟁을 한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 아래 850억원을 투자해 인천 연수점과 일산점을 포함해 10곳을 리뉴얼하고 있다.
7월 리뉴얼한 일산점은 쉼터 역할을 하는 '아트리움'과 1500권의 책이 진열된 휴식공간을 만들고 식음료 시설만 이마트 점포 중 최다인 32곳을 갖췄다.
롯데도 5월 롯데월드몰에 체험형 테니스장을 만드는 등 체험형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쇄신 인사를 단행한 롯데와 신세계는 국내 1위 유통업체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과감한 투자와 경영으로 시장 흐름을 바꾼 가운데 롯데와 신세계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재도약에 나서 '이마롯쿠' 경쟁이 새 국면에 돌입했다"며 "소비자 경험 강화로 충성 고객을 크게 늘린 기업만이 향후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