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말까지 지루한 박스권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에 국내 기업의 더딘 실적 회복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9월 코스피지수 예상 변동폭(밴드)은 2400~2700 사이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 2450~2650 ▲신한투자증권 2400~2650 ▲대신증권 2400~2700 ▲키움증권 2450~2680 ▲교보증권 2450~2700 ▲NH투자증권 2458~2595을 각각 전망했다.
미국 경기와 물가 수준, 중국의 경기회복 시점과 속도, 국내 기업들의 3분기와 4분기 실적 하향 조정 폭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연고점 2650선을 넘어서기 어렵다"며 "채권금리와 환율이 올라왔고 4분기에는 기대했던 변수들에 대한 검증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이 최근 하향되고 있는 점도 박스피 장세에 힘을 싣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45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44조3218억원으로 1개월 전에 비해 1.6% 감소했다. 4분기(상장사 236개사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도 42조1140억원으로 1개월 전에 비해 2.1% 줄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과열 우려는 완화됐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과 9월의 부진한 계절성, 금리 변동성 등이 증시 상단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부동산 문제가 9월에도 국내 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박스피 속에서도 실적 개선이 뚜렷한 업종과 종목들은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4분기 주도주 매집을 권하며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조선업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4분기 박스권 등락을 이용해 주도 업종·종목 중 단기 가격 이점을 확보한 것들을 선제적으로 매수해나가면 내년 충분한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