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중은행 대출 광고. [사진자료=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보험사들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잇따라 선보였지만 판매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전수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은행권의 초장기 산정만기 축소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생명·손해보험사에 올 6월말 기준 취급 주담대 만기 잔액 현황과 올해 월별 가계 주담대 신규 취급 액수, 평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현황, 상환방식 금액 등의 데이터를 요구했다.
이 밖에도 각 보험사가 보유한 주담대 만기에 대해 '30년 이상 40년 미만', '40년 이상 50년 미만', '50년 이상' 등 구체적으로 구분해 달라고 요청했고, 여기에 50년 주담대 취급 계획 여부와 예상시점, 가입 또는 만기 시 연령 제한 계획 등도 요구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는 한화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이다. 올해 초 한화생명이 첫 출시한 이후 이달 1일 삼성화재에 이어 7일 삼성생명까지 잇달아 50년 만기 상품을 선보였다. 또 올해 초엔 NH농협손해보험이 지난해 5월엔 교보생명, KB손해보험 등이 만기 40년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다.
제2금융권의 주담대는 타금융업권 보다 덜 타이트하게 규제를 적용해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보험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는 연 소득 50%로 은행권보다 10%p 높다.
여기에 주담대 만기까지 50년으로 길어지면 매년 갚아야하는 원리금 규모가 감소해 대출 한도도 높아진다. 결국, 보험에서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을 경우 높은 DSR까지 함께 적용받아 은행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출 기간이 길어지면 상환도 늦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이자를 벌어들일 수 있다. 가령 5억원을 연 4.0% 고정금리(원리금균등상환)로 빌릴 때 전체 이자액은 40년 만기일 경우 5억2000여만원인 반면, 50년 만기로 빌리면 이는 6억7000여만원으로 늘어난다. 주담대가 50년으로 확대되면 보험사도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험사의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30일 은행업감독업무 시행세칙 별표18의 'DSR 부채산정방식'(표3)을 개정에 대한 각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실무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초장기 주담대의 산정만기를 축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산정만기가 축소되면 약정만기가 50년이어도 DSR 계산 땐 30년 또는 40년 등으로 축소된 만기를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50년 만기로 돈을 빌리면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덜 수 있지만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초장기 주담대에 대해 제동을 건 만큼 보험사들도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에도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요구한 주담대 데이터가 꽤 상세한 만큼 이는 사실상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에 대한 무언의 압박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권의 초장기 주담대를 들여봐 볼 예정인 만큼 향후 보험사에도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에 대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