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늘어난 가계대출 규모를 경제 뇌관으로 꼽으면서 은행권이 대출 문턱이 올라 하반기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신규코픽스 기준)은 연 4.05~6.94%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연 4.08~6.92%에서 금리가 최대 0.03%포인트 오른 셈이다. 지난 2월24일(연 4.53~6.42%)과 비교하면 상단 기준 0.50%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대출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도 상승세다. 은행채 5년물(AAA등급) 금리는 5월 한 때 3%대로 내려왔다가 6월 다시 4%로 오른 뒤 이달 17일에는 4.41%까지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오른 셈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속도 조절을 위해 50년 만기 주담대의 연령제한을 검토하는 등 대출 조절을 주문하고 있다. 만기가 늘어나면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가계대출 규제의 핵심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만기가 늘어나면 차주는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린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져 금융당국이 현장 검사를 시작해 대출 문턱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대출금리 상승의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9조5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전분기말 대비 10조1000억원 증가한 174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