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시카고) 폴 리 특파원] 세계 반도체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세계 두 경제 대국의 신경전이 다시 가열됐다.
17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인텔이 이스라엘 칩 제조업체 타워반도체 인수 포기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반도체 전쟁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이 같은 중국의 전략을 주목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 중국 규제 당국 거래 미승인으로 합병 불발
인텔은 중국 규제 당국이 거래를 승인하지 않아 타워반도체 인수 합병 계약을 상호 합의 아래 종료했다.
두 회사는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아시아 국가가 주요 장애물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이번 합병 무산은 인텔의 야망 실현에 있어서 작은 차질이지만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텔이 타워반도체를 가지고 있으면 좋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사실, 인텔의 오퍼링에는 필수 자산인 고급 칩 제작 능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타워의 전문 분야인 아날로그 반도체와 산업용 센서 등 오래된 칩 기술에 인텔이 눈독을 들였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타워는 서드파티 칩 제조 사업에서 1%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을 뿐이다. 타워의 시장 점유율은 시장 1위인 TSMC의 60%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수치다.
◇ 중국, 미국 대규모 칩 제조사 인텔을 견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독점 금지 검토 과정을 국가 정책 야망을 더욱 높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실제로 중국은 인텔의 54억 달러 거래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승인을 지연시켰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같은 훨씬 더 큰 합병을 승인해 줬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오라가락 정책은 경제적 근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중국의 최근 조치는 인텔이 TSMC의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내포돼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인텔은 명실상부 규모와 역량을 갖춘 유일한 미국 칩 제조사로 최첨단 칩 제조가 가능하다.
◇ 미국, 칩스법 성공과 인재부족 해결은 과제
지난 해 미국은 칩스 및 과학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미국 칩 제조를 촉진해 거의 모든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필수 반도체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다.
칩스법은 미국 정부는 대만이 전 세계적으로 첨단칩 제조의 90%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고, 특히 중국과의 긴장이 악화될 경우 공급망 붕괴로 인해 경제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만든 법안이다.
지난 주, 바이든 행정부는 법안 제정 1주년을 기념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제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배런스에 따르면 관료주의와 추가적인 정치적 조건으로 인한 지연은 타임라인과 산업 자금을 위협할 수 있기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이 엄격한 규칙에 따르지 않고 강경 대응 의지가 충만해 미국 정부는 칩스법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국 반도체 분야의 인재 부족 문제도 있다.
칩 공장을 짓기 위해 적절한 과학과 기술, 공학, 그리고 수학적 배경을 가진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이민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인텔을 칩스법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