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5곳이 14일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지난 4월 SG증권(소시에테제네랄) 창구에서 쏟아진 매물로 무더기 하한가를 일으킨 '라덕연 사태' 와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상장사인 방림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등 4개 종목과 코스닥 종목인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각에 하한가로 진입했다.
하한가로 떨어진 기업은 기업별 악재나 산업의 부정적인 소식 없이 일제히 하락했다. 또한 주가가 장기간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에서 라덕연 사태 당시와 같이 이번에도 불공정거래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라씨는 미등록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며 8개 종목(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의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로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5개 종목들은 몇 년간 상승세를 보였던 종목들이다. 2021년 1월1일부터 전날까지의 상승률은 방림 281.68%, 만호제강 273.71%, 동일산업 189.86%, 동일금속 168.40%, 대한방직 36.17% 순이다.
뚜렷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번 급락 종목들은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한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가 추천한 종목들이란 점이 공통점이다. 커뮤니티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평가 종목 위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소액주주 운동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판에는 '만호제강, 최대주주와 소수주주가 함께 승자가 되는법' '동일금속 원재료 구매 급증 & 캐터필러 급반등' '만호제강 숨겨진 땅덩어리... 아니 금덩어리??' '[방림] 단원구 도시형생활주택 개발부지' '동일금속 4월 수출실적 전년동월대비 15.9% 증가(추정)' 등 이날 하한가를 맞은 종목들과 관련한 글이 여럿 게시됐다.
이에 대해 네이버 (KS:035420) 투자 카페를 운영 중인 강모씨는"주주행동주의 차원의 지분 확보였다"며 주가 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연루된 것은 아닌지 긴급점검에 나섰다. 앞서 4월말 하한가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검찰의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라덕연 일당의 경우 차액결제거래(CFD)를 악용한 통정매매 방식으로 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CFD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 혐의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