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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제패 승부수는 ‘다양성’

입력: 2023- 04- 03- 오전 03:00
© Reuters.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제패 승부수는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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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지난 2021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광저우 모터쇼에서 GV70 전동화 모델을 소개하는 모습. 출처=제네시스

현대차그룹이 선도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공고히 다져온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더욱 치열해진 시장 경쟁과 맞닥뜨리고 있는 한편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잘하는 것을 더 잘하고 부족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

현대차 (KS:005380)그룹은 오는 2030년에 세계 순수전기차(이하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지난해 수립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가 6.8%(183만대), 기아가 5.2%(140만대)로 연간 323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목표는 지난해 실제 판매한 수량인 37만대의 8.7배 수준으로 매우 공격적인 수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같은 기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802만대에서 3.4배 증가한 2692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이 2030년에 세계에 323만대를 판매한다는 수치는 이코노믹리뷰가 현대차그룹의 점유율 목표 수치를 활용해 역으로 산출한 값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구체적인 목표 달성 방안을 수립했지만 달성하기까지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발표한 공격적인 목표치가 그대로 진행된다고 보면 현대차그룹 목표치는 실제보다 낮아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2일(한국시간) 투자자에게 사업계획을 공개하는 행사인 인베스터데이를 연 뒤 2030년 전기차 생산능력을 연간 2000만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생산 가능한 물량인 200만대보다 10배 많은 수치다. 테슬라 (NASDAQ:TSLA) 뿐 아니라 스텔란티스 500만대, 토요타 350만대 등 유력 업체들은 기존에 발표한 전기차 판매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텔란티스, 토요타 등 3개사만 판매 목표를 달성해도 당초 현대차그룹이 전망한 2030년 전기차 시장 규모를 상회한다. 현대차그룹이 323만대를 판매해도 목표 점유율인 12.0%에 미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 9종 vs 테슬라 4종 “경쟁 우위”

경쟁사가 발표한 판매 목표를 모두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현대차그룹도 공언한 2030년 12% 시장 점유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련의 ‘조정’이 필요해진다. 시장 점유율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거나 판매실적을 더욱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기아가 중국 상하이에서 전기차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전세계 판매 목표치를 16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자체 판매추이 등을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고려할 때 현대차도 판매목표를 수정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양사가 판매목표에 관한 수치를 수정하더라도 전기차 사업계획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각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수립한 판매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내외적인 요소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완성차 업체로서 개발과 생산, 판매, 서비스 등 사업 경쟁력을 높여야할 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부품사의 사업 역량을 재편하고 정부도 정책적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1위 업체 테슬라와 비교해 더욱 부각시켜야 할 경쟁 우위 요소로 제품 다양성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세계에서 전기차 9종을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가 2017년 중형 전기 세단 모델3를 출시한 이후 올해까지 6년째 4종만 판매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현대차그룹은 브랜드마다 E-GMP 플랫폼을 공유하는 동급 모델을 하나씩 투입했기 때문에 차종을 기준으로 보면 제품 가짓수가 줄어든다. 해당 제품은 현대차 (KS:005380)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3종이다. 다만 각 제품이 서로 다른 사양과 디자인, 구동력 설정 등을 갖춤에 따라 별도 제품으로 판매되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일반차 브랜드(현대차·기아)와 고급차 브랜드(제네시스)를 모두 운영함에 따라 다양한 고객층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고급차 시장만 공략할 수 있는 테슬라에 비해 여러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갖추고 있다.

BoA “신차출시 늦은 테슬라, 타사에 기회 줘”

현대차그룹에 비해 테슬라는 신차를 제때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테슬라는 최근 인베스터데이에서 시장 기대와 달리 소형 전기차를 공개하지 않고, 2021년 말 출시하려던 전기 픽업트럭 모델인 사이버트럭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신제품을 제때 추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타 업체들에게 기회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존 머피 자동차 분야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연례 보고서 ‘자동차 전쟁(Car Wars)’을 통해 “그(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신차를 느리게 소개하고 있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완전히 갖추고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다른 제조사에게 실적을 따라잡을 큰 기회가 주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고객이 테슬라 모델 Y를 이용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캡처

현대차그룹은 라인업 다양성에 따른 격차를 벌이기 위해 이미 신차 출시 일정을 수립한 상태다. 최근 대형 전기 SUV 모델의 구체적인 출시일정을 밝혔고 향후 순차 판매해 고객 선택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2030년에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18종, 기아 13종 등 최소 31종에 달하는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21조원을 투자해 국내 전기차 생산 능력을 2030년까지 144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당 물량은 지난해 35만대 대비 4.1배 가량 많은 것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 중에서도 미국에 6조3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지어 제품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중국, 현대차그룹의 난제 “전략 조정 고심해야”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년 동안 전기차에 앞서 내연기관차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난제로 안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인용한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차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6%로 전년(2.5%)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사드(THAAD) 사태가 발발한 2017년 이후 매년 5%를 넘지 못하고 하락세를 이어왔다. 같은 기간 중국 현지 업체가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지난해 절반 비중(49.9%)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에 앞서 중국에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영업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지정학적·역사적 갈등 요인으로 인해 만들어진 부정적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 현지 업체들이 상품성을 개선하며 더욱 좋은 가격과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현대차그룹의 입지를 위축시킨 요인이다.

장덕하 코트라 칭다오무역관은 지난 2017년 보고서를 통해 “한국 자동차는 사드와 같은 정치적 요인 뿐 아니라 핵심기술 측면에서 소비자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품질과 애프터서비스(A/S) 측면에서 더욱 경각심을 갖고 마케팅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쓴 맛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맞닥뜨린 신에너지차(친환경차) 시장 성장세는 새로운 기회 요소로 지목된다.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95.6%나 증가한 688만8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신에너지차 시장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국내외 업체가 이에 편승해 경쟁력 있는 신규 신에너지차를 활발히 판매한 덕분이다.

그러나 한국차는 신에너지차 시장 성장세에 올라타지 못했다. 3월 중순 현재 현대차 밍투 순수전기(名图 纯电动), 기아 K3 EV 등 브랜드별 전기차 1종이 판매되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김성애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전환에 힘입어 올해 신에너지차 시장이 두자릿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 대비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진출전략 조정 등을 고심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기아, 연내 중국서 신규 전기차 2종 출시

현대차그룹 브랜드 중 기아가 전기차 시장 전략을 새롭게 발표하며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기아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미디어 간담회 EV데이를 열고 준중형급 차종으로 추정되는 전기 SUV ‘EV5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EV6, EV6 GT, EV9 등 전기차를 소개했다.

기아는 이 중 일부 모델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8월 EV6 GT, 11월 EV5 콘셉트 기반 양산모델 등 시점별 신차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EV9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후 전기차 라인업을 6종으로 구성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를 연간 18만대 판매할 계획이다. 전기차 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 구축, 고객 서비스 강화 등 전략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고객 요구에 집중하고 과감하게 혁신하고 전동화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기아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기아에 이어 현지 수요를 고려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현지 전략형 모델을 출시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실시한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중국시장 전용 EV(전기차) 등을 개발해 현지 브랜드에 대응하고 판매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현대차그룹, 2025년 아시아 제조사 1위”

현대차그룹이 시장마다 엇갈린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수년 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전기차 사업 전략과 이를 발휘할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보여온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지난해 3월 배포한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 현대차(5%)와 기아(3%) 양사가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18%), 폭스바겐(14%), 르노-닛산(9%)에 이어 공동 4위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BYD, 유럽 스텔란티스와 같은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 상위권에 위치했던 중국 업체들이 밀려나고 미국과 유럽 등지의 기존 자동차 업체와 신생 업체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이 신차를 추가 출시하고 판매량을 늘려 점유율을 2배 가까이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아시아 제조사 중에서는 현지 배터리 업체와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가장 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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