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A등급의 효성화학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하면서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A급 이하 건설사, 비은행금융권의 연쇄 부실 가능성과 경기 침체, 기업 실적 저하에 대한 고민들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화학 CI. 제공: 효성화학
◇ 효성화학 회사채 수요예측 전량 미매각
지난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1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 회사채는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700억 원)과 대표 주관사인 KB증권(300억 원), 한국투자증권(200억 원)이 전량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날, 동종 업계인 LG화학 (KS:051910)(AA+)은 3조8000억 원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은 원자재가 상승과 전방 수요 위축으로 인한 실적 저하 속 베트남 공장 관련 투자자금 소요 확대로 인해 차입 부담이 가중되며 지난해 6월(NICE)과 12월(한신평)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낮은 신용등급과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에 투자자 수요가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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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채 발행시장 강세에도 비우량 회사채 우려 지배적
효성화학 회사채가 공모 시장에서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은 우량 회사채와 달리,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인 탓이다.
지난 16일까지 진행한 14개 수요예측에서 대부분 1조 원 넘는 주문이 들어오면서 22조9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며 회사채 수요예측은 강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첫 수요예측을 실시한 KT(AAA)는 3000억 원 모집에 2조8000억 원이 참여하면서 당시 역대 최대 규모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이어 포스코 (KS:005490)(AA+) 3조9700억 원, LG유플러스(AA0) 수요 예측에 3조2600억 원 주문이 들어오면서 직전의 역대 최대 수요예측 참여 금액을 연달아 갱신했다.
우량등급 회사채 강세 발행이 지속되는 이유는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과 먼저 금리가 하락한 국고채의 레벨 부담이 크레딧 채권 투자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우량 회사채의 경우,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보다 아직 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18일부터 신세계푸드(A+), JTBC(BBB0), 하나에프앤아이(A0) 등 A급 이하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높은 금리 부담과 리테일 수요 등을 고려해 발행 트렌치가 우량등급보다 단기로 구성됐다.
정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호가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우량등급의 매력 부담으로 하위 등급까지 수요가 확산되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시기"라며 "수요예측 참여도가 역대 최고 수준인 만큼 비우량등급 투자심리 회복세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로서 남은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상철 기자 3fe94@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