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5500원(3.29%) 하락한 1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현대차는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518억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수치로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추가 충당금 1조3602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앞서 세타2 GDi 엔진은 소음, 진동,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결함을 보였다. 이에 2017년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130만대, 17만대를 리콜했고 현대차·기아는 세타2 GDi 엔진이 적용된 차량에 대해 평생 보증 등 사후 서비스를 약속했다. 현대차는 해당 문제로 2018년 3분기 3000억원, 2019년 3분기 6100억원, 2020년 3분기 2조1300억원의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추가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게 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현대차 (KS:005380)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76.87% 늘어난 2조84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이 반영되지 않은 집계다.
다만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37조7054억원을 기록,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분기 35조9999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로 인한 차량 생산 회복, 수익성이 높은 제네시스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중심의 판매 호조, 미국 딜러 인센티브 감소, 고환율 효과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앞서 다수 증권사들은 현대차가 3분기 실적에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을 반영한다고 공시하자 단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한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30만원→27만원)·현대차증권(30만원→26만원)·하나증권(24만5000원→22만5000원) 등이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추가적인 대규모 충당금 설정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주가 측면에서 단기적인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최근 판매·수익성 개선 등을 고려하면 이번 충당금 설정에 따른 재무적인 리스크는 크지 않고 과거 내연기관의 품질 문제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의 성공적인 출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제품·브랜드 경쟁력 개선 등을 감안하면 장기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 상황이 점차 개선세를 보이면서 4분기 판매는 3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품질비용 반영에도 사상 최대의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