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이 이어지며 장기금리가 상승하자 신용스프레드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축된 신용채권시장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은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이 작성한 '최근 신용채권시장 상황 평가: 신용스프레드 확대요인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신용스프레드 수준은 114bp(1bp는 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위기 당시 나타났던 고점(78bp)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2009년 9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신용스프레드란 신용채권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신용채권 가격이 떨어진다. 그만큼 일반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시장성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 보고서는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원인에 대해 "주요국의 통화긴축이 속도를 내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 신용채권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도 커졌다"며 "지난 6월 이후 기업의 예상부도확률(EDF)이 경기위축 우려로 상당폭 상승하는 등 시장 전반의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간 내에 신용채권시장의 위축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봤다. 현재 대외적으로는 통화긴축 뿐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또 영국 금융시장 불안 사례처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수시로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한은은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여전채·은행채의 대규모 만기도래,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및 한전채 대규모 발행 등으로 시장의 수급부담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한국은행 아울러 9월 말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 불안으로 이어져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점도 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지난 9월28일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시청하면서 공사의 대출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2050억원 규모의 ABCP 상환이 미이행됐다. 이후 이달 6일 최종 부도처리 되면서 기업어음(CP) 시장의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한전채·은행채 등의 발행 확대에 따른 시장의 수급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신용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발행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 투자자 다변화 등 신용채권시장의 활성화 방안도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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