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737맥스의 중국 내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항공사들이 중국산 항공기 위주로 발주를 집중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기적 측면에서 보잉의 중국 사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보잉은 전 거래일 대비 1.05% 하락한 132.1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보잉 (NYSE:BA) 주가는 지난 6월14일 장중 113.02달러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찍은 뒤 상승 전환했다가 120~13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중국민간항공감독국(CAAC, 중국 항공 당국)은 737맥스 추락 사건 이후 2019년 3월부터 737맥스의 운항을 중단시켰다. 보잉은 품질 개선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주요 시장에서 운항 재개를 허가 받았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중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감항성 개선 명령을 받으며 이른 시일 내 중국 내 운항 재개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었으나 4분기에 진입한 현재까지도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러-우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8월 미국의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 미-중 관계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 또한 737 운항 승인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잉의 공백 기간 동안 중국 내 수주는 에어버스에 집중됐다. 7월 초 중국 4개 항공사는 737의 경쟁 모델인 A320 292기를 약 370억달러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 연구원은 "에어버스는 중국 항공사로부터 또 다시 48억 달러 규모 빅 딜을 따 내면서 보잉의 중국 수주 부진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자체 제조 내로우바디(Narrow-body) 항공기도 보잉에 장기적인 위협 요소로 꼽힌다. 중국 항공당국은 지난달 30일 중국형 내로우바디 항공기인 C919에 대해 구조나 성능 등의 기술적 기준에 대한 설계 적합성 증명인 형식 증명(Type Certificate)을 수여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 항공사들이 중국산 항공기 위주로 발주를 집중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기적 측면에서 보잉의 중국 사업 타격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상용화 및 대량 생산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서구권 운항 허가와 높은 서구권 부품 의존도 해결이라는 선결 과제가 남아 있어 C919 또한 미-중 갈등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C919 출범이 737맥스 승인 불확실성을 주시하던 투자자들의 센티먼트를 자극해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나 중국 내로우바디 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아직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