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사진=인포스탁데일리DB)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내부자가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한다는 것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대표 등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기업의 미공개 내부정보 혹은 공개된 정보라고 하더라도 기업의 호재를 보고 사들이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들의 매수 신호는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 (KS:003670) 민경준 사장은 지난 17일 장내 매수를 통해 자사 주식 1921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15만2000원으로, 약 3억원 어치다. 이로써 민 사장은 자사주 1만주를 갖게 됐다.
포스코케미칼 측은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민 사장의 자사주 매입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존재한다. 회사는 무려 3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투자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포스코케미칼은 민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일주일여 뒤인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에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첫번째 해외 거점을 만들겠다"며 총 2810억원의 대규모 시설투자 결정을 내렸다.
이에 업계에는 민 사장의 자사주 매입을 둘러싸고 '내부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 의혹'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디어 발표가 나오기 전에 회사 대표자가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한 점만 놓고 보더라도 이같은 논란이 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일반인이라면 언감생심 (焉敢生心) 꿈도 꾸지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단발성 투자 소식으로 주가가 반짝 오르긴 하겠지만, 법적으로 기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실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오히려 취득 당시보다 떨어졌다(26일 종가 기준 14만9000원)"면서 "책임경영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회사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거나 팔았다면, 이익 실현이 없다 할지라도 미공개 정보 이용 범죄에 해당한다.
앞서 포스코에서도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임원 수십여명은 지난해 4월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수 계획을 의결했는데, 이를 외부에 공개하기 전인 3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사 주식 1만9200여주를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자료=금감원)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