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17일 (로이터) 박윤아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MSCI EM지수 비중 조정 반영을 앞두고 17일까지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약 1조5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도에 나선 것은 지난 9일로 미-중 갈등이 본격적으로 재점화됐던 때다. 미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
하지만 시장은 무역 갈등 장기화 가능성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던 터라 최근 외국인 자금 유출은 이보다는 이달 말에 있을 MSCI EM지수 비중 조정에 따른 수급 영향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MSCI EM지수 비중 조정은 28일 장 마감 이후 반영된다. 중국 A주 비중 확대에 따라 한국은 13.5%에서 올해 말 12.7%(MSCI 1월 말 데이터 기준)로 낮아진다. 이때 한국에서 최대 약 35억달러의 패시브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계산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약 1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에서 "남아 있는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인 자금 집행으로 인해 외국인 순매도가 한 달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28일(EM지수 조정일) 전후로 약 1-2조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6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4500억원가량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들은 이중 전기ㆍ전자 업종에서만 2천억원 이상을 매도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 갈등 문제 외에도 MSCI EM 비중 조정을 보름 정도 앞두고 패시브 자금이 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5월 말 비중 조정이 끝난 6월부터는 외국인 매도가 과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도 무역 분쟁 타격을 받고 있지만, 중국 ETF 쪽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한국 증시 입장에서 MSCI EM 비중 조절 악재가 지나면 외인 자금 유출이 진정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편집 박예나ㆍ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