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두산그룹에 10위 자리를 내주며 대기업 집단 지정 이후 3년 만에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KS:035420)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27조250억원으로 두산그룹(상장사 7개)의 총 시가총액인 29조2440억 원보다 약 2조2190억원 적다.
◇ 네이버, 올해 시가총액 10조원대 급감
네이버는 올해 들어 주가가 27% 이상 하락해 시가총액이 약 10조 원이나 감소했다.
2021년 5월 네이버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당시의 시가총액인 59조6280억원에 비해 현재 네이버는 상당한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당시 네이버 시가총액은 ▲삼성그룹(686조원) ▲SK그룹(195조원) ▲LG그룹(155조원) ▲현대차그룹(134조원)에 이어 5위였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네이버 수정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45만4000원을 기록하며 단일 종목으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 시기 네이버 시가총액은 74조6000억원으로 2위 SK하이닉스와 격차가 2조원대까지 좁혀졌다.
반면 두산그룹은 올해 들어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발전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약 28% 상승했으며 시가 총액도 약 2조원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원인은 다양하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고금리 환경에서 성장주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신사업 성과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또한 네이버는 게임 특화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과 숏폼(짧은 영상) 채널 ‘클립’ 연이어 선보였지만 인스타그램에 비해 월간 사용기간 기준에서 밀려 국내 4위로 떨어졌다.
네이버 커머스(Commerce·상거래) 부문 역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도 불거졌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개인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라인야후에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행정지도를 내렸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관계 정리에 들어갔으며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면서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7일(현지시간) 네이버 웹툰의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도 네이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모회사 동시 상장으로 인해 이익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7월 네이버가 라인을 일본과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을 때도 네이버 주가가 일주일 가량 약세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 주가의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네이버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은 17배까지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에만 네이버 주식을 2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실적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52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393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재진입 시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네이버 주가가 상승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 지분을 57% 정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부터 현재까지 5조원 이상을 매도하며 외국인의 지분 비중은 현재 약 47%로 감소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네이버의 가치 평가(밸류에이션)는 최근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우려로 하락했으나 본업의 성장성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라인야후 사태 해결 시 가치 평가 정상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 하락 기간 매수를 추천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