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2023년 11월 2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행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NASDAQ:TSLA) CEO(최고경영자).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용으로 예약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먼저 배송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미 CNBC는 엔비디아 (NASDAQ:NVDA) 내부에서 유통되고 있는 이메일을 입수해 머스크가 테슬라용으로 예약됐던 AI 프로세서의 상당 부분을 X와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작성된 엔비디아 메모에 따르면, 머스크는 원래 테슬라용으로 1만2000개의 H100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엔비디아로부터 올해 1월과 6월에 배송받을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머스크는 최근 엔비디아에 테슬라보다 X와 xAI에 해당 GPU를 먼저 배송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메모에는 “머스크가 원래 테슬라로 예정됐던 출하된 H100 GPU 1만2000개를 리디렉션(redirecting·조정)해 X에 배포를 우선시한다”며 “그 대신 1월과 6월에 예정된 원래 X에 대한 주문이 테슬라로 리디렉션된다”고 적혀 있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에서 가동하고 있는 AI 슈퍼컴퓨터 ‘도조’(Dojo)의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도조의 핵심은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 ‘D1’으로, 초당 100경 번 연산이 가능한 1.1엑사플롭스급 성능을 갖춘 D1은 슈퍼컴퓨터 도조를 구동하며 테슬라 자율주행 AI의 두뇌 역할을 한다.
이번 머스크의 요청을 두고 엔비디아 내부에서는 이메일을 통해 테슬라가 지난 4월 전 세계 인력 중 약 10% 이상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이후 진행하고 있는 해고에 대해 언급하며 테슬라의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H100을 통해 이뤄질 프로젝트가 추가로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에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가 테슬라에 대한 CEO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머스크와 주주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NBC는 “이번 결정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텍사스나 뉴욕에 슈퍼컴퓨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로봇공학의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을 기꺼이 포기했다(willingly gave up)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엔비디아 대변인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머스크 또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머스크는 올해 테슬라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당초 계획대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연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 구매에 4조~5조원대 규모의 지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에 “내가 말한 테슬라의 올해 AI 관련 지출액 약 100억달러(약 13조7700억원) 중 절반가량은 내부 비용으로, 주로 테슬라가 설계한 AI 추론 컴퓨터와 우리의 모든 차에 탑재된 센서, 그리고 도조(자율주행 학습용 슈퍼컴퓨터)에 사용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AI 훈련 슈퍼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엔비디아 하드웨어가 그 비용의 3분의 2가량”이라며 “테슬라의 엔비디아 구매에 대한 내 현재 추정치는 올해 30억~40억달러(약 4조1250억원~5조5000억원)”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