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 나선 외국인 투자자… 밸류업 기대감에 韓 증시 '들썩'
특히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7조858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1월 3조4828억원 ▲3월4조4285억원 ▲4월 3조3727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초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24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최근 2700선을 재탈환했다. 지난 1월17일 종가 기준 올해 최저치인 2435.90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지난 14일 기준 2730.34까지 오르며 12.09% 상승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2.82% 올랐다.
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의 매수 행렬이 이어지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가져 나가야 하는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을 떠안을 위험이 커진다. 이에 통상적으로 외국인은 강달러 상황에서 자금을 빼는 경향이 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은 평균적인 모습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 평균 환율이 1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순매수 역시 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단 2번만 확인된 현상"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저PBR 중심 매수세… 1위는 삼성전자 (KS:005930)
올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8조2018억원 순매수했다.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종목은 현대차로 3조15억원을 사들였다.
뒤를 이어 ▲SK하이닉스(1조4288억원) ▲삼성전자우(1조3098억원) ▲삼성물산(1조2142억원)이 많은 매수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저 PBR주인 KB금융 (KS:105560)(6802억원)과 삼성생명(4198억원)도 각각 순매수 상위 6위와 10위에 오르며 순위권에 들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 증시의 주요 매수 수급은 외국인"이라며 "당분간 이러한 외국인 수급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은 주로 실적이 개선되는 업종을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환율과 밸류업 모멘텀 수혤르 받을 수 있는 반도체, 자동차, 기계, 금융(은행·보험)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후속 기대되는 밸류업… "외인 매수세 이어질 것"
시장에서는 밸류업의 후속 정책과 외환시장 선진화 추진 등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되며 국내 외국인들의 계좌 개설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는 지난 12월 이후 폐지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 당국에 사전 등록 절차 없이 개인은 여권번호로 법인은 LEI 번호(법인에 부여되는 표준화된 ID)를 이용해 계좌 개설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27건에 불과했던 외국인 계좌 개설 수는 지난 3월 305건으로 급증하는 등 시장 접근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외국인의 국내시장 접근성 개선과 더불어 밸류업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글로벌 IB(투자은행)들도 밸류업과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에 따라 국내 시장에 외국인 투자 유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오종욱 JP모건 체이스 대표는 "올해도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자본유출이 우려됐지만 밸류업 효과 등으로 오히려 증시에 해외 자금이 20조원 가량 유입됐다"며 "현재 외국인 자본 유출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외환시장 선진화와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 밸류업 등에 관심이 많다"며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