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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지자체‧금융권 공동 뉴욕 투자설명회 (IR) ⓒ News1 박승희 기자
(뉴욕=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효과를 저해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빠르게 퇴출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콘래드 호텔에서 지자체·금융권과 공동 개최한 투자설명회(IR)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원장은 "한국 자본시장의 가장 오래된 문제 중 하나가 한계기업 관리"라며 "시장 퇴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상장 기업이 꾸준히 늘어났지만 퇴출 기업은 사실상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시총이 적고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장사들이 이른바 '좀비 기업'으로 시장에 남아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이 시세조종 등에 악용될 여지가 큰 데다 정상 기업으로 흘러갈 자금을 끌어가는 폐해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 상장 기업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밸류업'을 위해서는 이들 기업에 대한 퇴출이 필요하단 것이다.
이에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율적으로 진행되는데, 이와 상충하지 않느냐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좁은 의미의 밸류업과 다르게, 한계 기업과 문제 기업을 관리하면서 시장의 평균적인 가치를 올리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도 의견을 같이했다. 정 이사장은 "주요 선진국은 진입과 퇴출 비율이 70% 정도 된다. 바람직한 비율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나 우리도 퇴출 관련을 신속하게 결정하는 게 좋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른 결정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고, 원칙에 따라 과감한 퇴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현 규정에서 코스닥 상장 폐지 절차는 3심제에서 2심제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쪼개기 상장(중복 상장) 등 지배구조 개선 정책도 마련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이달 공개된 밸류업 가이드라인에는 모자회사 중복 상장이나 상장사 대주주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관해서도 공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이 또한 자율 공시라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주문하면서 추가적 방안이 나올까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 원장은 "상법, 자본시장법상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력히 인식하고 있다"며 "중복 상장 등 문제에 대해 과거 실패한 부분이 있다면 법 개정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등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며 "짧게는 1~2달, 길면 하반기 정식 국회가 출범하면 가능한 지배구조 개선 정책 방향을 잡는 게 목표고, 5~6월에 공청회 등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도 "중복 상장, 쪼개기 상장을 통해 언더라인 에셋이나 수익은 동일한데 이에 따라 발행되는 주식 수가 증가하면 밸류를 다운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이 부분은 당국과 잘 협의해 제도적으로 보완할 것이 있다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