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66포인트(0.83%) 오른 2753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8.22포인트(0.95%) 상승한 870.37에 문을 닫았다.
이날 국내 증시가 활기를 띈 것은 4월 CPI가 완화된 흐름을 보인 영향이다. 15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전월 대비로는 0.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올해 들어 전월 대비 CPI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며 그동안 갈 곳을 잃었던 대기성 자금이 다시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81조6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 계좌 잔액은 69조9779억원이다. CMA 잔액은 지난 13일 84조249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개인 계좌 잔액은 72조6870억원에 달했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예탁금을 받아 기업어음(CP)이나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이다.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을 때 목돈을 넣어두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최근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CMA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금리 인하 전망이 불확실했던데다 반도체 등 국내 증시를 이끌던 기존 주도 종목들의 주가가 횡보세를 보이며 증시 둔화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CPI발 훈풍에 국내 증시에서 개인과 함께 매도 행렬을 보이던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 14일 기준 올해 들어 개인은 8조2187억원, 기관은 10조306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후 CPI 발표 후 이날 기관은 코스피에서 5939억원, 코스닥에서 739억원을 사들이며 매수세를 보였다. 다만 개인은 코스피에서 9656억원, 코스닥에서 798억원을 팔아치웠다. 증시가 상승하자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의 투심도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수출 호조세를 보이는 반도체 종목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지표 안도감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 14일 양 시장이 1% 가까이 상승 마감했다"며 "미국 4월 CPI와 소매판매가 모두 예상에 부합하거나 하회하는 결과를 보이며 물가 우려가 완화되고 9월 금리인하 확률이 75.6%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우려 완화에 반도체와 밸류업 수혜 종목 등을 중심으로 매수 기세가 확산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