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60.1원)보다 1.4원 오른 1361.5원에 마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치솟는 물가와 견고한 성장세에 중동 지정학적 우려까지 겹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달 16일 역대 4번째로 1400원대를 터치했지만 높은 변동성을 우려한 외환 당국의 환율 개입에 1360원대로 진정됐다. 최근 사흘간 환율 하락 폭은 20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달러(약 561조6000억원)로, 3월 말(4192억5000만달러)보다 5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약 1.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상(가치 상승)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외환 당국이 달러를 풀었다는 뜻이다. 환율 변동성 완화 조치에는 국민연금과 한은 간 외환 스와프 협약에 따른 달러 공급도 포함된다.
올 들어 외환보유액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1~2월 줄었다가 3월 석 달 만에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평균환율이 전월 대비 1.6%, 0.4% 오른 1~2월과 2.8% 뛴 4월엔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반면 변동이 거의 없었던 3월(0.0%)에는 외환보유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이 커진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엇갈리면서다. 연준의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총재는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밀컨연구소 2024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현재 통화정책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동안 1350~1360원대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공개시장위원회)와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 따른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주 원/달러는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1330~1370원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의 변수는 880원대로 떨어진 원/엔화의 움직임이다. 원화는 통상 엔화에 동조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다 최근 달러값 강세에 원화와 엔화가 동시 영향을 받으면서 커플링 현상이 짙어진 상태다. 엔화는 달러지수의 비교 지표로도 활용돼 달러당 원화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엔화 변동에 따라 약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