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불닭으로 세계를 홀리다… 며느리 업고 1조 클럽 입성
②불닭 인기 식으면 어쩌나… 삼양식품 3세의 미래 개척
③"라면 의존도 낮춰라"… 삼양 신사업 키워드는 '푸드케어'[소박스]
삼양식품에 특명이 떨어졌다. 높은 라면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에 다양성을 갖추라는 것이다. 이를 이끄는 인물이 바로 삼양식품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상무)이다.
전 상무는 지난해 10월 승진하면서 그룹의 혁신 경영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자리에 배치됐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 삼양애니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1994년생인 전 상무는 2019년 9월 만 25세 나이로 입사에 해외사업본부 부장직을 맡았고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당초 미국 컬럼비아대 졸업 후 외부에서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지만 부친인 전인장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일찍 합류했다.
전 상무가 입사 4년 만에 전면에 나서면서 미래먹거리 사업도 구체화 됐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미래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nertainment) 두 축을 중심으로 그룹을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전 상무는 "음식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새 푸드케어의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더 나아가 푸드케어의 개념을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선포했다.
삼양스퀘어랩 케어푸드 연구 돌입
삼양이 꼽은 신사업 중 하나는 푸드케어다. 국내 푸드케어 시장은 2020년 2조원에서 2025년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고령화인구(65세이상)는 2022년 기준 901만8000명으로 17.5%를 차지했다. 2050년 1900만4000명(40.1%)이 전망돼 초고령사회에서 푸드케어 시장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푸드케어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관련 연구에 돌입했다. 2021년 12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내 중앙연구소를 설립했고 지난해 7월 삼양스퀘어랩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푸드케어 위주의 지주사 연구소와 식품 중심의 삼양식품의 연구소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 짓기 위해서다. 현재 삼양스퀘어랩 연구원은 20여명으로 삼양라운드스퀘어 본사와 서강대학교 두 곳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양스퀘어랩은 연내 공개를 목표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등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축적된 개인화 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김홍범 삼양식품 중앙연구소장이 삼양라운드스퀘어랩 연구소장을 겸임하며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인 사업 윤곽은 연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라운드힐(옛 삼양목장)은 소비자가 올바른 식품 섭취 등 예방적 해결법을 제시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K푸드 콘텐츠 공략
이터테인먼트 실현은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자회사 삼양애니가 맡는다. 삼양애니는 2021년 말 '불닭볶음'을 지식재산권(IP)으로 확대하고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2022년 불닭 캐릭터 '호치'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평범하게, 위대하게'와 '불타오르게, 위대하게'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00만회를 넘기며 팬덤을 구축했다. 삼양애니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정우종 대표는 P&G, 현대자동차, 디즈니 및 샌드박스네트워크의 CBO(최고사업책임자)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졌다.
삼양애니는 한국 음식의 매력을 디지털 콘텐츠와 이커머스 등을 통해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김학준 전 스튜디오룰루랄라 책임프로듀서, 샌드박스네트워크 CCO(최고콘텐츠책임자)를 신임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김학준 디렉터를 필두로 콘텐츠 제작사 '라운드스튜디오' 구성을 마쳤다. 라운드스튜디오는 한국의 식문화를 다루는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삼양애니는 푸드 다큐 등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푸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아마존과 중국 도우인 등과 연계해 콘텐츠 제작에 돌입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글로벌 푸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장기적으로는 미디어플랫폼과 K브랜드를 아우르는 글로벌 커머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