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카드사들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급증으로 실적 부진에 빠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개 카드사(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25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4164억 원)보다 12.8% 감소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국민카드는 전년보다 7.3% 줄어든 3511억 원, 하나카드는 10.9% 축소한 17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3.2% 감소한 620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우리카드는1120억 원으로 무려 45% 급감했다.
카드업계의 대손비용이 급증한 것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대손비용이란 금융기관이 대출 이후 예상되는 상환 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쌓아둔 적립금을 말한다.
국민카드는 1년새 65.2% 급증한 8269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마련했다.
우리카드도 63.1% 급증한 4460억 원, 하나카드는 60.4% 늘어난 3511억 원, 신한카드는 57.8% 증가한 8839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렇게 카드사가 대손충당금을 확대해 마련한 것은 불경기에 카드론·현금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국민 등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5조8381억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2월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1조7024억8000만 원 증가한 규모다.
현금서비스 규모 역시 같은 기간 455억1100만 원 증가해 6조1424억9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당월 카드대금을 갚지 못해 대금을 이월하는 리볼빙 규모는 1336억4300만 원 늘어난 7조4277억8800만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조달비용이 확대되고 대손충당금까지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비용 절감·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