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중국/일본] 일본의 도시들은 대체로 쓰레기통 없이도 거리를 청결하게 유지해왔지만, 관광객 수와 함께 쓰레기 양이 급증하면서 ‘스마트 쓰레기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관광객이 가장 몰리는 지역 중 하나인 오사카 도톤보리에서는 스마고(SmaGO)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쓰레기통 20개가 설치됐다. 스마고는 쓰레기통이 가득 차면 태양광 패널로 자동 감지해 쓰레기를 20% 압축하고, 쓰레기 양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통이 가득 차기 전에 작업자의 스마트폰 앱에 알림을 보낸다.
스마고를 만든 스타트업 포세텍의 CEO 요헤이 타케무라는 “정부도 쓰레기통을 제공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쓰레기통이 도시를 더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 도쿄에서 발생한 옴진리교 독가스 테러 사건 이후 일본의 많은 공공장소에서 쓰레기통이 사라졌지만, 지금은 주요 역과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쉽다. 다만 오사카 환경국은 넘쳐나는 쓰레기와 그로 인한 시민 불만을 염려해 쓰레기통을 제거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면서 도시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관광객 폭증에 대한 정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스마트 쓰레기통에 대한 보조금도 포함됐다.
일본은 타코야끼나 붕어빵 등 길거리 음식을 많이 팔지만, 이를 사 먹는 관광객들이 일본의 엄격한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해 잘 모르고 아무데나 버리려는 경향이 있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졌다. 타케무라 포세텍 CEO는 “보통 일본인들은 쓰레기를 가방에 넣고 집에 가서 버린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폐기물 관리 회사인 ‘빅벨리’에서 쓰레기통을 수입한다. 맨해튼에서도 2015년 와이파이가 지원되는 빅벨리 쓰레기통을 테스트해보기도 했다. 타케무라는 2020년 이 제품을 도쿄 오모테산도 쇼핑가에 설치하도록 설득했다.
현재 교토의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을 비롯한 주요 관광 명소 곳곳에 200개 넘는 스마트 쓰레기통이 설치되어 있다. 스마고 쓰레기통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안내문도 적혀 있다.
재활용 행동을 연구하는 도쿄공업대학 부교수 후미타케 타카하시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들며 "길거리 쓰레기통이 관리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쓰레기 분리수거는 번거롭지만 디자인의 힘이 이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쓰레기통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이 무엇인지, 어디 위치하는 게 좋은 지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에멜리언스 파트너스는 포세텍에 3억엔을 투자했다. 이 회사 CEO인 치바 신스케는 “우리의 투자 이후 포세텍은 지방 정부로부터 두 배 더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방 정부는 쓰레기통 늘리기에 여전히 반대한다. 오사카 환경국 도시미화 매니저인 기무라 마이코는 “길에 쓰레기통이 있으면 사람들이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와 버려 오히려 도시가 더 더러워진다”며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집이나 구입 매장으로 가져가는 식으로 매너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