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집값 회복세에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월 4000건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시장에서 이미 급매가 소진된 가운데, 긴축 장기화와 물가 상승 등 하락요인이 많아 다시 소강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아파트 거래량은 3833건으로 집계됐다. 전달(7월) 3592건보다는 늘었지만, 올해 최고 기록인 6월 3849건에는 조금 못 미친다.
서울 월간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미국발(發) 금리인상에 따라 세자릿수로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유지되던 월 네자릿수대가 깨지자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우려,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 1·3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같은 달 30일부터는 9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5억원을 최장 50년 만기 고정금리로 취급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됐다.
이미 작년 10·27 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규제가 완화된 데 이어, 시중은행에서도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판매되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도 한국은행이 올해 1월부터 줄곧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가계대출 급증과 함께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급증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2월 834건에서 올해 1월 1412건, 2월 2451건, 3월 2984건에 이어, 4월부터는 3186건, 5월 3426건, 6월 3849건, 7월 3592건 등 줄곧 3000건대를 유지 중이다.
다만 8월까지 3000건대에 그쳐 여전히 4000건 문턱을 넘지 못했고, 무엇보다 예년 거래량인 월 6000건에는 닿지 못하고 있다.
일단 9월 거래량은 최종 집계가 4주가량 남은 상황에서도 이미 전날(2일) 기준 1861건으로, 이사철 수요를 감안하면 4000건에 근접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9월 26일부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중단하면서 10월부터는 거래량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득기준 1억원·주택가격 6억원 이하에 적용하는 '우대형'은 유지하지만, 서울에 6억 이하 아파트는 많지 않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에선 치솟는 대출금리도 변수다. 지난달 21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27~7.099%를 기록해 아홉 달 만에 최고금리가 7%를 넘어섰다.
아울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 따라, 한은도 남은 10월 19일, 11월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 이미 국제유가 상승에 더해 국내 우유·빵·커피 등 식품 물가도 오름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아파트 시장은 이미 급매가 소진돼 다시 소강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과 50년 모기지 판매 중단에다 대출 금리 상승, 역전세난이 겹쳐 수요가 약간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연휴 직전 발표한 9·26 공급 대책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경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광명·시흥 및 인천 계양 등에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높여 공급량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이번 공급대책은 시장에 공급신호, 특히 무주택자에게 '급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