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원베일리. [사진자료=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가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전세시장 강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하반기 대규모 입주 물량으로 역전세 우려가 나오기도 했던 올초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990세대의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24평)의 전세가는 이달 13일과 16일 각각 12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34평) 전세는 이달 6일 19억9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최근 14억 후반~17억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용 101㎡(40평) 전세는 18억원, 전용 116㎡(46평) 전세는 26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모두 최고가 기록이다.
통상적으로 대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 한동안 전셋값이 약세를 보인다. 입주 초기 공급 물량이 크게 늘고, 잔금 해결을 위해 일부 전세 매물의 가격 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월 입주를 시작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입주 초기 전세 매물이 1380건에 달하는 등 크게 늘자,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당시 전용 84㎡ 기준 7억~8억원에 거래되는 급전세가 속출했고, 전용 59㎡ 전세는 4억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급전세 소진 후 현재 시세는 전용 84㎡ 13억원대, 전용 59㎡ 10억~11억원대이다.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장이 열리며 서울 아파트 전반적인 전셋값 내림세로 이어지기도 했다.
같은 강남권임에도 개포동과 달리 반포동에서 입주장 공식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최상의 입지인 데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래미안 원베일리는 반포한강공원과 세빛섬 바로 앞에 있는 단지로, 누구나 가보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위치다"며 "한강 전망이 확보되고 학군, 쇼핑몰·대형병원 등 기반 시설까지 완벽에 가까운 입지이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낮게 내놓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시장 분위기가 침체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여기에 3월부터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LTV(담보인정비율) 한도가 30~60% 수준으로 늘어난 것도 '입주장 공식'을 깨는 데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윤 팀장은 "강남권은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데다 올해 3월 다주택자 대출 규제도 완화되면서 월세나 반전세로 이자 비용을 충분히 상충시킬 수 있는 여건이다"며 "굳이 전세를 낮은 가격에 내놓을 요인이 없는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