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뉴욕시의 한 17층짜리 사무실 건물에 배기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냉난방 시스템이 설치되고 있다
뉴욕시의 거의 100년 된 사무실 건물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개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3,500만 달러(약 462억원)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전국의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청사진 또는 경고의 모델이 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17층짜리 이 건물 지하에 있는 보일러와 각 층을 감싸고 있는 주철 라디에이터가 뜯겨 나갈 예정이다. 대신 대형 냉장고만한 큰 히트 펌프는 새 라디에이터를 통해 온도를 제어하기 위해 건물 파이프에서 순환되는 물을 데우거나 냉각하게 된다.
약 10년에 걸쳐 진행될 이 프로젝트는 미국 전역의 건물 소유주가 직면한 어려운 작업의 한 예가 된다. 탄소 회계 회사인 nZero에 따르면 2030년까지 12개 이상의 미국내 도시가 건물 배출을 규제하는 법률을 제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23년 뉴욕시 분석에 따르면 배출량을 제한하는 새로운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뉴욕에서만 약 15,000개의 부동산을 개조하는 데, 12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 사이의 비용이 들 전망이다.
1931년에 지어진 이 건물을 개조하는 프로젝트에는 3,5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건물 소유주 중 한 명인 하인즈(Hines) 임원 마이크 이조(Mike Izzo)는 "그 투자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건물 소유주들은 그 개조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내기를 걸고 있다. 개조를 통해 에너지 비용을 급격히 줄이는 것 외에도 녹지 공간을 더 확보하면, 결국은 더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입자 수요를 보고 있고, 해일이 다가오고 있다"고 글로벌 부동산 투자 관리자이자 건물 소유주 중 한 명인 하인즈 임원인 마이크 이조(Mike Izzo)는 말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또한 막대한 벌금을 피하게 해준다. 만약 개조를 하지 않는다면, 이 건물은 2030년부터 연간 44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할 것으로 추산된다.
건물주들은 팬데믹으로 원격 근무가 보편화된 후 빈 사무실 공간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금리 상승은 건물 가치를 하락시켜 모기지 재융자 비용을 더 비싸게 만들었다. 그래서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건물 개조를 모두 단행하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역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개조 공사를 하는 건물은 옆에 새로 세워진 건물과 배관이 연결되도록 할 예정이다.
345 Hudson St.의 히트 펌프는 16층 둘레를 따라 라디에이터에 연결된다. 옆 건물의 배관은 건물의 온도를 제어하기 위해 가열 또는 냉각되는 물을 순환시키게 된다. 이처럼 345 Hudson St.의 개조는 조금 이례적이다. 이 건물은 배터리 역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옆 건물에 새로 세워진 건물과 연결되어 있다. 새 건물 아래 약 120피트에 물을 안정적인 온도로 저장할 수 있는 저수지를 뚫어 물을 건물 전체에 순환시키기 전에 물을 많이 가열하거나 냉각할 필요가 없도록 설계했다.
여름에는 건물의 히트 펌프가 건물 전체에 순환되는 냉각수를 공급하여 열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물이 따뜻해지고 저장을 위해 저수지로 보내져 따뜻하게 유지될 수 있다. 바깥이 추워지면 그 물이 파이프로 다시 올라갈 수 있으며 따뜻함을 제공하기 위해 많이 가열할 필요가 없다. 바닥 사이의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어 과도한 난방 및 냉방이 그 사이를 이동하여 에너지를 더욱 절약할 수 있다.
미국내 주요 도시의 다른 여러 건물들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유사한 저수지를 계획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 운용사인 하인즈는 리모델링이 언제 성과를 거둘지 예측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정부 인센티브를 이용할 수 있다. 하인즈는 2030년경 건물 개조가 완료되면 배출량이 매년 최소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너지 절약의 대부분은 건물 난방에 필요한 전력 감소에서 비롯된다.
현재 뉴욕의 모든 건물 소유주가 자신의 건물을 개조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지는 않다. 뉴욕시에 따르면 약 1,400개의 건물이 최근 에너지 사용량을 기준으로 내년 첫 번째 규정 준수 기간에 연간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뉴욕시는 지난 3월부터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409건의 건설 프로젝트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뉴욕주는 345 Hudson에 있는 사무실 건물을 포함하여 7개의 오래된 건물을 녹화하는 데 투입된 1억 3천만 달러 이상의 약 16%를 지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법은 지열 프로젝트에 관대한 세금 공제를 제공한다. 하인즈는 혜택 자격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프로그램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건물 개조로 탄소 배출을 줄이면 개조된 공간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CBRE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를 절약하고 기타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증된 건물의 평균 임대료는 그렇지 않은 건물보다 31% 더 높다.
이런 경제적 계산과는 별개로 하인즈의 이조(Izzo)는 친환경 건물로의 전환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배출량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언제가는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