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세코의 설경
[시티타임스=중국/일본] 일본 홋카이도의 서쪽 니세코 지역의 스키장은 파우더처럼 고운 눈 때문에 아시아 지역 부유층 사이에서 유명하지만, 최근 개발 비용이 너무 상승해 일본 관광 붐에 올라타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블룸버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세코 지역은 수년간 수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콘도와 호텔이 들어서며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 리조트가 됐다. 그러나 최근 몇 년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일본 땅값이 상승하자 개발자들이 이 지역에서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줄었다. 여기다 원자재 비용이 급등하고 건설 노동력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니세코에서 수년간 일한 개발자들은 프로젝트 진행에 드는 비용이 10년 전에 비해 3배로 늘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은행 대출도 어려워지고 현지 규제가 개발을 제한함에 따라 새롭게 투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지역 부동산회사 ‘니세코 알파인 개발’의 설립자 조나단 마틴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개발자는 용감한 것”이라며 지난 2년간 세 명의 고객이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니세코는 휘슬러나 아스펜과 필적할 만한 아시아의 스키장으로 여겨져 홍콩과 싱가포르의 유수의 업체들이 개발 사업을 주도해왔다. 최근 몇 년간 파크 하얏트나 리츠 칼튼 등 호텔들도 문을 열었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 중 일부는 사업을 재평가해보고 있다.
싱가포르의 럭셔리 호텔 운영사 반얀트리 홀딩스는 2025년 니세코에 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프로젝트를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리조트 개발 전문 회사인 ‘도쿄 우키요 리조트’의 설립자 제프 그레이브스는 “예전에는 경제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비싸졌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력 부족이 비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니세코는 외딴 곳인데다 다른 인프라 건설 사업이나 공장 건설 사업에 노동력이 몰려 노동자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 홋카이도 건설업체 ‘나카야마구미’의 부서장 미야카와 코우스케는 “반도체 공장 공사에 인력을 뺏겼다”며 지난해 일손 부족으로 니세코 공사 견적 요청을 다섯번 거절했다고 밝혔다.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렵다. 일본은 초저금리를 시행하고 있지만 니세코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없다. 전직 애널리스트인 다카라시 카츠히데는 일본 은행의 부동산 가치 평가에서 니세코 같은 휴양지는 저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의 일반적인 개발 프로젝트 자금 조달 이자율은 1.5~2.5% 수준이지만, 니세코의 한 프로젝트는 126억엔을 10% 이자로 조달해야 했다.
니세코 지역 절반을 차지하는 쿠판 마을은 신축 건물의 바닥 면적과 높이를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상하수도 인프라가 한계에 달해 개발을 축소하려는 목적이다. 이 규제로 인해 개발은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니세코가 투자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엔화 약세로 유럽과 북미보다 훨씬 저렴한데다, 개발이 어려운 만큼 성공을 했을 때 희소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