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세일 중인 미국 뉴저지주 아메리칸드림몰의 한 매장.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소비가 미 경제를 탄탄하게 지탱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17일(현지 시각)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6% 증가한 7099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보다 높은 수준이다.
월간 소매 판매는 전체 소비 중에서 상품 판매 실적에 대한 통계로 미국 경제의 소비 변화를 알아보는 지표다. 특히 12월은 미국의 연말 홀리데이 쇼핑 시즌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판매가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1.2% 상승하며 전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13개 분야 중 무점포소매(1.5%), 의류(1.5%), 종합상품점(1.3%), 종합소매점(0.7%) 등 9개 분야에서 판매가 늘었다. 건강 및 개인용품(-1.4%), 주유소(-1.3%), 가구(-1%), 가전·전자제품(-0.3%)은 매출이 감소했다. 음식 서비스 및 주점은 변동이 없었다.
WSJ는 "미국 소매 판매가 3개월 만에 가장 강력한 속도로 증가해 연말연시 호황을 마무리했다"며 "이는 새해로 향하는 소비자의 회복력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전월 대비 0.8% 증가, 0.3% 감소했다.
한편 예상보다 미국 소비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다소 늦출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소매판매 발표 직후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101%P(포인트) 상승(국채 가격 하락)한 4.329%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