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원자력 본부. 출처=한국수력원자력
[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글로벌 전력난에 우라늄과 원자력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화석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우라늄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다시 뜨고 있어서다. 우라늄 원자재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해당 ETF에 포함된 국내 원자력 관련주인 두산중공업 등이 동반 상승 중이다.
글로벌 전력난에 원자력 관심↑우라늄 가격 급등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우라늄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43.05달러에 거래돼 한달 전인 8월 27일 33.75달러 대비 27.56% 상승했다. 9월17일 50.80달러까지 치솟으며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헤지펀드들도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원자력이 필수라는 판단에 우라늄 광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난이 겹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적인 전략발전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EU의 공동연구센터(Joint Research Center, JRC)는 원자력에 대해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 대비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며, 재처리 과정에서 방사성폐기물 관리가 잘 되면 EU택소노미의 6대 환경목표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공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EU가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에너지원으로 분류될 수 있는 실효성 조사 진행 절차로 연계됐으며, 우라늄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주 요인 중 하나다.
또 최근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라늄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유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2030계획'에서 대대적인 원전 투자를 언급하며 에너지 정책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라늄 가격은)공급 부족 현상과 상대적으로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을 대비한 재고 확보와 같은 현상들로 인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에너지 재고 레벨이 낮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원자재 수급 불균형 문제는 단기간 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도 향후 석탄 이외 대체 에너지원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되며 원자력이 첫손에 꼽힌다. 지난 1분기 발생했던 가뭄으로 인한 수력 발전량 급감 현상에 2분기 홍수로 태양광 발전량 감소 현상, 최근까지도 이어진 이상 기후 현상 등으로 태양광과 풍력 부문에서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라늄‧원자력 투자 관심↑
우라늄 가격 급등과 원자력 에너지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한 투자도 주목받고 있다. 황현수 연구원은 "우라늄 파생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통한 선물투자라 투자가 까다롭다"며 "특히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라늄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 ETN이 없기 때문에, 우라늄을 직접 채굴하거나 제련하는 기업을 추종하는 ETF, ETN이 투자 방법이다. 황 연구원은 "우라늄 가격 상승을 가정한다면 직접 우라늄을 생산하고 제련하는 글로벌 기업을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방안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출처=뉴욕증권거래소
우라늄 관련 주요 ETF는 'Global X Uranium ETF'(URA US)와 'NorthShore Global Uranium Mining ETF'(URNM US) 등으로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URA는 27.93달러, URNM 91.72달러로 8월말 대비 각각 38.0%(URA), 46.1%(URNM) 상승했다.
원자력 관련 국내 종목도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라늄 가격 상승으로 우라늄 관련 ETF에 자금이 유입됐다"며 "우라늄 ETF에 포함된 국내 원자력 기업들에 수혜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한국거래소
URA ETF에 포함된 국내 원자력 관련 기업은 두산중공업(034020)을 비롯해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등이다. 두산중공업은 15일 종가 기준 2만3,450원으로 전일 대비 4.45% 상승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전일 대비 14.8% 오르는 강한 반등을 보였다.
GS건설과 현대건설도 13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4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