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1월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란 소식에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가스공사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수소 유통 전담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수소산업 수혜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미래 성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스공사는 3.59% 오른 4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가스(4.11%) 경동도시가스(2.72%) SK가스(0.62%) 등 다른 가스주들도 이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11월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근 물가 관리 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날 언론 보도로 알려지며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가스공사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3조8050억원, 1조19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에 비해 각각 14.3%, 33.2% 증가한 수치다. 가스공사는 이라크 호주 미얀마 등에서 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하고 있어 LNG 가격 상승시 해외 사업부문의 이익이 늘어난다.
탈(脫)탄소로 대표되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으로 한국전력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은 실적이 악화되고 있지만 가스공사는 예외다. 정부가 석탄발전과 원자력발전을 줄이는 대신 LNG발전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LNG발전은 석탄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분류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는 에너지 공기업 중에서 친환경에 대한 방향성이 가장 빠르게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가스공사는 2018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사업 범위에 수소사업을 포함시켰다. 가스공사는 전국의 가스 공급 관리소와 배급망을 수소 유통에 활용하는 방식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 충전소 132기, 생산기지 25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유틸리티(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 인프라) 업종의 디스카운트(할인)로 이어져왔으나 가스공사는 수소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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