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KS:005930) LPDDR5 uMCP.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셀 코리아’를 지속했던 외국인이 실적 대비 부진을 겪고 있는 반도체와 전자 등을 중심으로 집중 매수하고 있는 만큼 상승 반전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증시를 억누르던 불확실성이 완화된 만큼 외인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업종과 종목이 코스피 반등 시도 속에서 상승을 주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773억원을 순매수해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초 이후 최장기간 매수 행진이며 이달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액은 약 1조4,322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대로 순매수를 유지한다면 올해 4월(3,716억원) 이후 5개월만에 순매수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주 증시를 흔들었던 헝다그룹 이슈가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은 작다는 판단이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로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 측에서도 각 지방기관 및 국영기업에 해당 그룹의 파산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알려진 만큼 헝다그룹 사태는 로컬 이슈에 국한될 것”이라며 “FOMC 대형 이벤트가 종료된 만큼, 향후 주식시장에 매크로 이슈보다 실적 시즌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증시가 FOMC 발표 이후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 데이터가 긍정적 나온 점도 외국인 투자자 유입 요인으로 꼽힌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21%, 나스닥 종합 지수는 1.04% 상승했다. 3대 지수 모두 FOMC가 마무리된 이번주 초 이후 반등하고 있다.
전날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361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2.9%(67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7.7%), 철강제품(48.8%), 석유제품(95.0%), 승용차(9.4%), 무선통신기기(19.6%), 자동차 부품(13.1%) 등의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증가세가 11개월 연속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쇼핑리스트’ 중 ‘수출 기대주’와 3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은 이달 반도체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9월 외국인 순매수 1위와 2위 종목을 차지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1조3,812억원, SK하이닉스 4,17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외에 포스코(005490)(3,704억원), 기아(000270)(2,833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2,458억원), OCI(010060)(1,148억원), 대한항공(003490)(1,005억원) 등도 담았다.
하나금융투자는 그동안 증시를 누르던 불확실성 재료들이 일차적으로 소멸되면서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이 유효하리라 전망했다. 특히 이달 외국인의 매수세가 관찰된 종목 가운데 9월 중순 이후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지만,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부진했던 업종으로 반도체, IT 가전, 운송, 헬스케어 등을 꼽았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이후 본격적인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중순 이후 3분기 영업이익은 상향조정 대비 수익률이 낮았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익 추정치 상향 폭이 8월 이후 다소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 양호한 업종을 선별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업종별로는 9월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수를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에 외국인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를 제외하고 외국인이 순매수가 두드러지는 업종은 소재(철강/화학), 건설, 운송, 자동차 등으로 이들 업종이 코스피 반등 시도 속에서 상승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