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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테슬라의 딜레마, 중앙은행의 딜레마

입력: 2020- 09- 22- 오전 10:34
수정: 2020- 09- 22- 오전 10:36
© Reuters.

(이 칼럼은 저자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 9월22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고르디우스라는 농부가 마차를 타고 시내에 갔다가 프리기아의 왕으로 추대됐다. 당시 신전에서 '소가 끄는 이륜마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오는 사람이 왕이 될 것'이라는 신탁을 내렸는데 공교롭게도 고르디우스가 선택된 것이다.

고르디우스는 왕으로 추대된 것을 기념해 신전에 자신의 마차를 바치면서 그 마차를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 놓았는데 이것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다.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장차 온 땅을 지배하리라는 전설도 함께 자라났다.

그리스를 통일한 알렉산드로스가 프리기아를 지나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매듭을 풀어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그는 차고 있던 칼을 빼 매듭을 잘라 버린다. 이후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어려운 문제를 틀에 박히지 않은 발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알렉산드로스가 정말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었느냐'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매듭을 자른 것이지 푼 것은 아니다. 물론 젊고 혈기 넘치는 정복자 앞에서 누구도 그 문제를 지적하진 않았을 것이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내고 아시아제국의 지배자가 된 알렉산드로스는 결국 젊은 나이에 병사하고 제국은 빠르게 분열됐다.

▲테슬라의 딜레마

간밤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니콜라 관련 불확실성과 은행주 급락, 코로나19 재확산 소식 등이 증시를 압박했다. 다만 장 초반 급락했던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패닉 바이가 나오며 나스닥지수 낙폭은 0.13%로 제한됐다.

개인적으로 주의 깊게 본 주식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장중 한때 8%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지만 '배터리 데이'에 대한 기대감에 1.64% 반등하면서 마감했다. 개인투자자가 엄청난 규모의 콜옵션을 매수하며 또 한 번 기관 딜러들의 헤지 매수를 촉발시켰다.

테슬라는 22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에서 '배터리 데이' 행사를 열고 이를 전 세계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테슬라가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거나 현재의 배터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원가 절감 기술의 개발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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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배터리 데이 하루 전 '묻지 마 콜옵션 매수'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이날 장 마감 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데이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트윗을 내놓았다. 그는 내일 발표가 장기적인 배터리 생산과 관련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과도한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테슬라와 협력하고 있는 주요 배터리 제조사가 최대치로 생산해도 새로운 배터리가 2022년까지 충분한 규모로 생산되기 어렵다는 점을 미리 시인한 것이다.

장외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급락세로 돌았다.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어리둥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깜짝 놀랄 뉴스로 모두의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겠다'고 자신했던 머스크 CEO의 말을 그들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청사진만 믿고 여기까지 온 그들이다.

적어도 이번 배터리 데이에 테슬라는 현재의 가격을 정당화해줄 뭔가를 내놓아야 한다.

테슬라 입장에선 딜레마다. 만약 전기차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이 목전에 있다고 발표하면 누가 당장 '구세대' 버전이 될 비싼 차를 지금 살 것인가의 문제다.

그렇다고 그냥 어물쩍 넘어가기에는 투자자들의 워낙 큰 기대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을 키우며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은 일론 머스크 CEO다.

테슬라는 다른 혁신 기업과 달리 아직 의미 있는 수익기반을 창출하지 못했다. 탄소배출권 판매수익 4억2800만달러가 없었다면 2분기 실적도 흑자(1억400만달러)는커녕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다.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다른 자동차업체들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테슬라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결국 머스크 CEO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다시 한번 기대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100만마일(160만km)을 달릴 수 있는 배터리 개발 같은 것이다.

물론 이제는 그가 청사진이 아니라 실적을 내놓을 때긴 하다.

머스크 CEO가 지난 2017년에 야심 차게 공개한 장거리 수송용 전기 트럭 '테슬라 세미(Tesla Semi)는 아직 생산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그는 "내년에 테슬라의 로보택시 100만대가 거리를 활보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재 로보택시는 단 한 대도 거리를 활보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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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딜레마

지난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으로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2% 목표를 "일정 기간 완만하게 넘어설 때까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새로운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연준의 이같은 발표는 개방형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평균물가목표제도를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 수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1.5% 수준에서 움직인 것을 감안하면 연준이 타깃으로 삼는 물가 상승률 상단을 사실상 2%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최근 경제지표 개선이 두드러진 상황인데도 여전히 금융시장의 충격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 커뮤니케이션을 한 연준이다.

하지만 9월 FOMC 회의 이후 주가는 요동쳤다.

시장참가자들은 '연준 부스터'의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더 완화적이기는 어려워진' 연준의 사정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무조건 고'를 외쳤던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고민할 꺼리를 던져준 셈이다.

지금껏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올 수 있던 건 연준의 실행력 때문이었다. 숏포지셔너들이 의구심을 품고 한발 물러설 때마다 연준이 주저 없이 개입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콜옵션 매수와 맞물리며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온 이유다.

중앙은행의 딜레마는 여기서 생긴다.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점도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시장참가자들이 더 많은 것을 기대할 때 연준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현재 통화정책은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하고 시장의 기대와 거리를 둬야 할까? 이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 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주식투자자들을 위해 다시 한번 주가 부양을 위해,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해 칼을 써야 할까?

시장참가자들은 여전히 이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다. FOMC 회의가 미국 대선 직후에 열리는 만큼 11월에 연준이 또 한 번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연준이 멈추면 시장이 멈춘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시장이 멈추지 않는다는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줘야 하는 게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의 '알파와 오메가'가 됐다.

올해는 그렇다 치고 내년에는 어떻게 하나? 회사채 매입은 언제까지 해야 할까? 언제까지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늘려 시장을 끌고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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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억지로 당기고 풀려고 할수록 더욱더 단단하게 묶여 도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한다.

날카로운 칼로 이 매듭을 끊어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누구도 이 매듭을 풀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게 아닐까?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대담한 발상으로 벌인 일들이 혹시라도 신탁의 저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편집 유춘식 기자)

최신 의견

적자 기업에 자율주행 ?도 웨이모 보다 못한 전기차 테슬라 차 가격도 거품 주가도 거품 시중에 갈곳잃은 돈에 우한폐렴으로 정부가 풀어준 돈까지 죄다 몰리니 내리질 않네
뭔말이여? 딜레마가 어디잇어?
테슬라와 연준의 현황에 대해 좋은 비유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흠 과연 밀당일지 거품일지 기대되네요 ㅋㅋ 궁금한 것 은 테슬라가 전기차를 열심히 만든 것 이지 배터리는 수주를 한 것 인데 그런 획기적인 기술이 있다면 애시당초 다른 배터리회사가 움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네요 테슬라가 대단하고 인정할건 인정하지만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부정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미래랑 기대감에 투자한 것이지 솔직히 회사의 수익구조를 보고 투자한건 아니니까요
사기꾼 기업에 한회는 작살나고, 사기꾼에 우리국민은 울고있다
옛 예화를 들어주시니 이해가 더 싶습니다 대단하세요
옛 예화를 들어주시니 이해가 더 싶습니다 대단하세요
유익한 내용입니다~.
good
국국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여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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