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MSCI 추가 리밸런싱으로 한국 비중 0.3%p 축소 전망
* 약 1.5조원 외인 자금 이탈 전망..5월보다는 영향 적을 듯
서울, 7월31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이미 상수가 된 미-중 무역 분쟁에 한-일 갈등과 경기 급랭 등 독자적인 악재까지 쌓여가는 가운데 다음 달에는 한국 증시에 MSCI 리밸런싱 관련 수급 악재가 석 달 만에 다시 불거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벤치마크 제공 회사인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작년 5월과 8월 중국A주를 신흥국지수에 일부 편입시킨 데 이어 올해는 5월, 8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편입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까지 덮치면서 7월(30일 기준) 코스피는 4% 이상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추가 MSCI 리밸런싱을 둘러싸고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바람까지 분다면 한국 증시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지난 5월 코스피 수급 여건은 올해 중 최악이었고, 그에 따라 MSCI 리밸런싱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지난 5월 코스피는 7.3% 급락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간 낙폭 기준 4위를 기록했다. 같은 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2.5조원 상당의 국내 유가증권을 대거 순매도해 올해 유일하게 월간 순매도를 기록했다.
당시 서울 증시 하락의 원인 가운데는 MSCI 리밸런싱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 MSCI는 신흥국지수 내 중국A주 대형주 편입 비중을 5%에서 10%로 높였고, 사우디아라비아 비중도 50% 신규 편입시켰다. 그리고 아르헨티나도 100% 새로 편입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5월 외국인은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로 코스피를 1.9조원 순매도했고, 그 중 1조원은 리밸런싱 작용일 전후 4거래일 동안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렇다 보니 한국 경제와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차 MSCI 리밸런싱 영향은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한다.
▲ 수급 악재, 어느 정도?
MSCI 신흥국지수 중국A주 비중 확대는 5월에 이어 8월과 11월에 예정돼 있는데, 8월에는 중국A주 대형주 편입 비중이 10%에서 15%로, 사우디아라비아는 50%에서 100%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에 따라 한국 비중은 0.3%p 축소될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MSCI 2차 리밸런싱 기준일인 8월28일에는 지난 5월처럼 MSCI 신흥국지수 추종 자금 이탈로 인해 국내 증시가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아도 코스피는 올해 들어 0.1% 하락(30일 기준)해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S&P500(+20%), 중국 상해(+18%),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10%)에 비하면 코스피 성적은 초라하다.
그나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1차 때보다는 8월 비중 조정에 따른 수급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아 관련 외인 자금 이탈 규모가 1.5조원 내외가 될 것이라는 추정이 지배적이다. 지난 5월 리밸런싱 때 MSCI 신흥국지수 내 한국 비중은 0.4%p 하향 조정됐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8월말 리밸런싱에 따른 한국 주식 매도는 5월보다 적을 것"이라면서 "패시브 자금 주식 매도를 1.5조원 내외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리밸런싱 기간 중 외인들이 대규모 국내 유가증권을 매도한 원인은 리밸런싱 영향보다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에 따른 신흥국 증시 약세와 이에 따른 자금 이탈 압박이 컸다는 해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5월 국내 증시의 외인 매도가 리밸런싱이 주원인이라면 국내 증시의 아웃플로우가 중국A주와 사우디 지수 편입 수요로 연결됐을 텐데 각 지수의 5월 수익률은 -7.0%, -8.5%를 각각 기록하면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MSCI 한국 구성 종목의 5월28일 외인 순매도 금액인 7356억원을 감안하면 8월말 매도 수요는 5517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미-중 갈등에 이어 한-일 갈등까지 겹쳐진 데다 국내 기업 실적 부진 압박까지 커지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수급과 심리 모두 취약해진 상황에서 MSCI 리밸런싱 관련 수급 변화는 증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처럼 뚜렷한 호재가 부재한 상황에서 해당 이슈는 더욱 부정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8월말 전후로 MSCI에 편입된 대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KOSPI https://tmsnrt.rs/2yoLD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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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