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 홍보문이 붙어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열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시중은행이 줄줄이 가산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8%로 나타났다. 4.06%였던 한 달 전보다 0.02%포인트(p) 높아지며,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주담대가 3.50%에서 3.51%로 0.01%p 상승하며 10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일반 신용대출은 5.65%를 기록하며 0.13%p 내렸다. 전세자금대출도 7월보다 0.04%p 오른 3.82%로 집계됐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채 5년물 금리 등 주요 지표금리가 하락했지만,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은행권이 건전성 관리 등을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신용대출은 고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등의 영향으로 5.65%를 기록하며 0.13%p 내렸다. 김 팀장은 “8월은 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고신용자 신용대출 확대가 주담대 금리 인상에 따른 ‘풍선 효과’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9월과 10월 통계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CD,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하락하면서 0.11%p 내린 4.67%를 기록했다. 대기업 금리(4.78%)가 0.11%p, 중소기업 금리(4.59%)도 0.10%p 낮아졌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은행권 대출금리도 한 달 사이 4.55%에서 4.48%로 0.07%p 떨어졌다.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 달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역시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7월(3.41%)보다 0.06%p 낮은 연 3.35%를 기록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36%)가 0.05%p, 금융채·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3.32%)가 0.09%p 각각 낮아졌다.
고정금리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의 비중은 72.5%에서 68.0%로 4.5%p 줄었다. 변동금리인 중도금대출 등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은행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신규 취급액 기준 1.13%p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수신금리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1.14%p였던 전달보다 0.01%p 줄었다. 잔액 기준 예대 금리차도 2.31%p에서 2.27%p로 0.04%p 축소됐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 예금·예탁금 기준)는 상호저축은행(3.64%), 신용협동조합(3.60%), 상호금융(3.44%), 새마을금고(3.62%)에서 각 0.03%p, 0.05%p, 0.06%p, 0.06%p 하락했다.
대출금리도 상호저축은행(11.69%·-0.03%p), 신용협동조합(5.45%·-0.18%p), 상호금융(5.24%·-0.20%p), 새마을금고(5.13%·-0.38%p) 모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