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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계 2분기 실적 ‘희비’…애경산업만 웃은 이유

입력: 2024- 08- 08- 오후 07:43
화장품 업계 2분기 실적 ‘희비’…애경산업만 웃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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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LG생활건강 사옥. 사진=각 사

올해 2분기 국내 화장품 3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 (KS:051900)과 아모레퍼시픽 (KS:090430)이 중국발(發)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 가운데, 애경산업이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다변화를 꾀하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갈린다. 비중국 지역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애경산업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일본 등 시장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유의미한 성장을 보여주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뷰티업계 고전 속 애경산업 ‘나 홀로’ 성장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7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5억원으로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모레퍼시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올해 2분기 매출이 1조57억원으로 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4.2% 증가했으나,  증권사 전망치 평균을 무려 94%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과거 핵심 수출 국가였던 중국에서의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 시장 내 K-뷰티의 위상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사업 매출이 44%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사업이 부진한 데 따라 2분기부터 이커머스 채널 재고 조정,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 영향으로 보여진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고전하는 사이, 애경산업은 올해 2분기 나 홀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애경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 늘어난 175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주요인으로는 비중국 지역에서의 외형 확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손꼽힌다. 일본과 베트남, 미국 등 비중국 매출 비중은 10% 후반까지 확대됐다. 특히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메이크업 브랜드 루나(LUNA)가 일본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한 매장 수는 4600여개에 달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이번 호실적에 대해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사업 역량 확대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됐다”고 밝혔다. 

향후 실적 관건은 ‘탈중국·시장 다각화’ 

올해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애경산업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가 본격화되며 하반기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서는 일제히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 “3개 분기 연속 LG생활건강은 우려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이유는 중국 경기 및 화장품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중국과 면세 채널의 매출에서 시장의 우려 대비 고가 브랜드인 ‘후’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로열티가 높은 점은 긍정적이나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는 중고가 화장품 매출 비중이 높은 LG생활건강에 부정적이다. 비중국 지역의 성과가 부각되기 전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중국 사업의 적자 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의 경우 당분간 사업 개편 움직임이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올해 3분기 또한 5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관련 비용 리스크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고 분석했다. 

결국은 ‘중국 시장 의존도 탈피’와 ‘수출국 다변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뷰티업계 3사도 시장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특히 K뷰티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먼저 애경산업은 미국, 일본 등 비중국 지역의 확장을 통한 외형 확대를 위해 핵심 브랜드 등의 전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M&A를 검토하는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아모레퍼시픽 또한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과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뷰티 기업의 중국 내 입지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 반면,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영향으로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화장품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시장 다각화가 현재 실적 부진을 벗어날 유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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