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말 국내 거주자가 보유한 달러화 예금 잔액이 3억달러가량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자금을 말한다.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환율이 한 달 만에 10원 넘게 오르자 달러를 파는 개인이 늘어난 영향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1억2000만달러 적은 950억1000만달러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올해 1월 58억달러, 2월 19억7000만달러 줄어든 데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은 점점 작아지는 추세다.
통화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 출처=한국은행
달러화 예금 잔액은 775억9000만달러로 전달보다 2억8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예금은 소폭 늘었으나 개인예금이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2월 말 1331.5원에서 지난달 말 1347.2원으로 15.7원 뛰었다.
달러화 예금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이달 들어 1400원까지 치솟으면서 예금 보유자들이 더 큰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우리나라가 변동 환율제를 도입한 1997년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2022년 하반기 회사채 경색 시기 이후 처음이다.
엔화 예금은 9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4000만달러 줄었다. 유로화 예금도 전월 대비 7억달러 감소한 5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일부 기업이 수입 결제 대금으로 유로화와 엔화를 사용하면서 예금이 줄어들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국내 은행의 예금 잔액은 838억8000만달러로, 한 달 만에 1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은행의 국내 은행 지점 잔액은 5억4000만달러 늘어난 111억3000만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