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월08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의 산유량 급증으로 인해 유가 강세 베팅에 나섰던 투기적 거래자들 사이에 매도세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6달러, 2.5% 하락한 배럴당 61.79달러에 마감됐다. 장중에는 61.33달러까지 내려가 지난달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낙폭은 6%에 달했다. 브렌트유는 1.35달러, 2% 내린 배럴당 65.51달러로 마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190만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320만배럴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정유공장의 가동률이 예상과 달리 급등하면서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증가를 촉발했다.
또한 EIA는 지난주 산유량이 일평균 1025만배럴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간 산유량 집계가 나올 경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IA의 월간 집계치는 주간 집계치보다 신뢰도가 높다. 다만 두 달 정도의 시간적 격차가 존재한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브히셰크 쿠마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1025만배럴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이는 유가 하락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유가가 3년래 최고치로 오르면서 최근 굴착업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졌고 산유량이 증가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적거래자들은 지난달 말 유가 강세베팅을 사상 최대치로 늘렸다. 그 이후 강세 베팅은 줄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대체로 유가 강세에 더 많이 베팅한 상황이다.
에너지 개발 컨설팅 업체인 드릴링인포의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들 간 감산협약 및 지정학적 불안으로 상승한 강세 심리가 미국의 산유량이 일평균 1000만배럴을 상회하면서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미국의 증산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도 감소할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EIA는 올해와 내년의 미국 산유량 전망치를 각각 일평균 1059만배럴 1118만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의 원유 수출을 계속 끌어올리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 간 감산노력을 제한하며, 러시아를 넘어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 자리에 오르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