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고합금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된 선박용 탈황설비.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고품질 철강 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금속분리판 소재로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육상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용 고망간강, 친환경 선박용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철광석 가격 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를 극복하고 시장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금속분리판 소재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강인 ‘포스470FC’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앞서 포스코는 2006년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2010년부터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부품 개발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현대차의 양산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포스470FC강을 적용하고 있다.
포스470FC는 현대차 및 국내 연구기관의 내부식성, 전기전도성, 내구성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8000시간 이상의 내구성을 지녔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2018년 5월에는 국제 스테인리스강협회(ISSF)의 신기술상 부문에서 금상을 받아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포스470FC로 인해 수소전기차의 제조 원가가 낮아지면 수소전기차 보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육상 LNG 저장탱크 소재로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번에 승인받은 고망간강은 영하 196도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한다. 기존 소재인 니켈합금강보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포스코는 고망간강이 LNG탱크 시장에서 니켈합금강을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세계 곳곳에 LNG탱크 890기와 LNG추진선 4700척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망간강을 국내외 소재 규격 및 제조 기준으로 등재를 늘려 LNG 관련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고유황유 규제를 앞두고 탈황설비에 필수적인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양산체제를 갖추고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판매, 품질, 생산, 연구소 등 전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CFT를 출범시켰다. 올해 초 탈황설비용 고합금 스테인리스 강재인 ‘S31254강’ 양산에 성공해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강림중공업, STI 등 국내 탈황설비 설계 및 제작사에 공급하고 있다.
탈황설비 강재는 통상 몰리브데넘이 6% 이상 함유된 ‘6Mo(6몰리)’강을 사용한다. 포스코가 개발한 S31254강도 6Mo강 중 하나다. 포스코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지난해까지 탈황설비용 강재는 소수의 해외제철소에서만 생산돼 국내 고객사들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포스코가 국산화함으로써 8개월 이상이었던 납기가 단축되고 가격에 대한 부담이 줄어 안정적인 소재 수급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S31254강의 성공적 양산에 힘입어 해외의 대형 탈황설비 제작사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선박 탈황설비뿐 아니라 화력발전소 탈황설비, 집진기 등 육상환경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는 S31254강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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