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업종(XLK)은 최근 2주간 5.3% 하락했지만, 이 수치만 보면 오해하기 쉽다. 업종 내 최대 종목인 애플(NASDAQ:AAPL)과 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는 같은 기간 오히려 2% 넘게 올랐다. 구글(NASDAQ:GOOGL)과 메타(NASDAQ:META)는 S&P 500의 하락률(1.5%)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기술 업종의 타격은 주로 반도체에 집중됐다. SOX 반도체지수는 11% 넘게 떨어졌다.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엔비디아(NASDAQ:NVDA)는 8.5%, AMD(NASDAQ:AMD)는 16.6%, 마이크론(NASDAQ:MU)은 18.2% 하락했다. 같은 업종에 속해 있는데도 애플과 마이크론의 수익률 격차는 21%포인트에 달한다.
반도체주를 짓누르는 것은 코어위브(NASDAQ:CRWV)와 오라클(NYSE:ORCL) 같은 고객사들의 자금 조달 난항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빚을 내 GPU를 사들이는 구조에 의존하지 않는다. 반면 마이크론과 AMD는 이 구조에 기대고 있다. 코어위브 회사채 수익률이 15%까지 치솟고 금요일 주가가 또다시 12% 급락하자, 시장의 재평가는 AI 서비스를 파는 기업이 아닌 AI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기업에 집중됐다. 엔비디아는 그 중간쯤에 있으며, 8.5%라는 하락률도 대략 그 위치에 맞아떨어진다.
마이크론의 낙폭에는 자금 조달 우려뿐 아니라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메모리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보도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하락을 기술 업종 전반의 조정으로 보는 것은 적절한 시장 해석이 아닐 수 있다. 시장은 매출이 부채로 조달한 인프라 투자에 의존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하고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2주 수익률을 위에서 아래로 따라 내려갈수록 AI 설비투자 사이클에 가까워진다. 소비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광고, 업종 평균, 그리고 반도체 순이다. 시장이 부채 기반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노출도에 따라 이들 기업을 줄 세운 셈이다.

오늘 주목할 점
실적

경제

2주 만에 달라진 시장 지형
2주 사이 시장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2주 전 ’데일리 코멘터리’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썼다.
앞서 언급했듯 이처럼 극단적인 음(-)의 상관관계와 수익률 격차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주식시장의 순환매를 끌어내려면 금리 하락이 필요할 수 있다.
당시 필수소비재, 리츠(REITs), 유틸리티 등 여러 업종은 극심한 과매도 상태였던 반면, 기술 업종은 극단적인 과매수 상태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코멘터리 발표 전날 5.34%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금리는 2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아래에서 보듯 이제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업종은 과매수 상태에 들어섰고, 그간 부진했던 다른 여러 업종도 적정가치 수준으로 다가섰다. 반면 기술 업종은 두 번째로 과매도된 업종이 됐다. 금리 하락이 순환매를 이끈 것은 분명하지만, AI 관련 설비투자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진 것도 안전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어떤 종목이 시장을 주도하고 어떤 종목이 뒤처지는지 파악하면 앞으로 몇 주간 무엇을 지켜봐야 할지 알 수 있다. 우선 실적, 특히 대형 기술주의 실적과 가이던스, 경영진 발언이 결정적이다. 이들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인정할지, 아니면 극도로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둘째는 연준이다. 시장은 다음 주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고 있다. 연준이 시장 전망과 달리 움직인다면 금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최근 강세를 보인 종목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무엇보다 연준이 자신의 정책 기조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향후 정책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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