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6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올 한해는 암호화폐 시장의 거품이 꺼진 해로, 전세계에서 그 여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었으며 그 어떤 암호화폐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2018년을 $13,850로 시작해 현재 $3,800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최악의 성적을 거둔 암호화폐는 아니다; 2017년 12월 16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 $20,000 선에서 '고작' 80% 하락한 선일 뿐이다. 올해 시작가가 $736였던 이더리움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1월 13일의 고점인 $1,148에서 91% 하락한 $133.56에 거래되고 있다. XRP은? 1월 4일의 사상 최고가에서 89%가 떨어진 상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캐시는 어떨까? 2017년 12월 20일의 사상 최고가에서 94% 하락한 선에 머무르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암호화폐 몇 종류만을 따져보아도 이런 수준이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던 변동성의 경우를 보면, 비트코인의 개요는 2018년에 급격하게 변화했다. 첫 분기에 비트코인은 총 36일 동안 5% 이상의 가격변동을 보였다. 이 수치는 2분기에는 13일, 3분기에는 9일로 줄어들었다. 4분기에는 현재 시점까지 총 15일을 기록중이다. 비트코인이 $6,000라는 견고한 기술적인 바닥을 깬 것이 최근 반등의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보다 알아보기 쉬운 신호로, 최근 몇 달 사이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S&P 500 지수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 10월 16일에서 11월 13일 사이 비트코인이 하루 1% 이상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고작 4일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사이 S&P 500 지수는 총 10일 동안 1% 이상의 움직임을 보였다. 한해를 통틀어서 본다면 S&P 지수가 5% 이상의 움직임을 보인 날은 하루도 없었으며, 비트코인은 총 73일을 기록했다. 최근의 단기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품이 터질 때 흔히 보이는 부작용이다.
'펀더멘털'한 신호는 여전히 건강한 생태계 나타내
가격과 변동성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주요 '펀더멘털'로는 관심, 즉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에 얼마나 흥미를 보이고 있는지를 들 수 있다. 구글 트렌드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검색량은 12월 고점 이후 88% 떨어졌으며 '암호화폐'의 검색량은 91% 하락했다.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에 어떤 펀더멘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한 의견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나, 위에 언급한 통계 자료는 충분히 기준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다른 수치로는 채굴과 노드 등을 들 수 있다.
채굴은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비트코인 등 작업증명 암호화폐의 주된 부분을 차지한다. 대체적으로 새로운 블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해시레이트가 높을수록 네트워크의 보안이 강화된다. 해시레이트가 상승하면 51% 공격에 필요한 난이도가 올라가며 공격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져 네트워크가 보다 안전해진다.
2018년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는 13에서 15 TH/s(초당 테라해시)로 시작했다; 채굴자들이 새로운 블록을 찾기 위해 초당 13조에서 15조번 사이의 계산을 실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2018년 해시레이트는 57 TH/s라는 최고점에 도달했다. 비트코인이 $3,000선 가까이 떨어졌을 때에도 해시레이트는 32 TH/s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즉 비트코인 자체의 가격과는 별개로, 가격이 80% 하락하고 채굴자들의 수익이 4천만 달러에서 600에서 700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보안은 최소 2배 이상 강화되었다는 뜻이다.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른 요소로 비트코인의 노드가 있다. 노드는 블록의 검증과 전파에 도움을 주며, 채굴자들과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네트워크의 보안성을 높인다. 노드를 유지하는 것은 비트코인 전송에 필수적인 일이다. 풀 노드의 수는 커뮤니티의 결집력을 반영하며, 비트코인의 '파워 유저' 수를 파악하기 좋은 수치다.
coin.dance에서 제공한 차트
코인댄스(Coin.dance)에 의하면, 2018년 초의 비트코인 노드 수는 10,000개를 살짝 넘기는 선이었으며 이번주에는 10,000개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7년 초, 작년 비트코인 전성기의 초기 단계에 네트워크 상의 노드는 5,500개에 불과했다. 가격이 부풀어오른 뒤 급락했다고는 해도,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는 4,500개의 노드가 추가되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호황으로 상당한 수의 파워 유저가 늘었지만 폭락으로 줄어든 수는 사실상 없는 것이다.
실제 전송량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코인메트릭스(coinmetrics)의 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7일 평균 실제 전송량은 2017년 후반에 140억 달러로 고점을 기록했으며, 12월에는 13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토큰당 $20,000의 가격을 반영하면 700,000 비트코인이 된다; $4000 수준에 거래되는 현재 기준으로는 325,000 비트코인이다. 전송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몰락과는 거리가 멀다.
압박받고 있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암호화폐 사업은 축소 혹은 폐업한 상태다. 소문에 따르면 2018년에 영국 암호화폐 사업 300곳이 폐업했으며, 이더리움 개발사인 컨센시스(Consensys)는 반 이상의 인력을 감축했다고 한다.
SEC은 올해 마지막 분기에 몇몇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큰 타격을 주었고, 몇몇 ICO들을 무기명증권 발행으로 고발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2017년의 373건보다 크게 늘어난 650건의 ICO가 진행되었다. 최근 판결을 감안하면 모든 ICO는 잠재적인 규제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체통화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가망이 있다. 투자자들이 '필사적으로 매달리자(hang on for dear life, HODL)'는 암호화폐 공간의 좌우명을 따라야 할까? 그렇지 않다.
HODL은 가격에 개의치 않는 광신자들을 위한 말이다. 다른 투자자들까지 하락장에 묶여있을 이유는 없다. 상식적인 투자는 이곳에도 해당된다.
암호화폐의 잠재력을 알아차렸다고 해도, 보다 높은 가격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부분적으로 알아차리고 가격이 하락한 뒤에 5배를 더 사들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암호화폐 시대에 맞춰 변한 고전적인 투자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FOMO 심리에 지배당하지 말라. 그 대신 차분함을 유지하고 조심스러운 선택을 내리자.
클레몽 티보(Clement Thibault)는 아이튠즈와 스포티파이에서 찾을 수 있는 Investing.com의 주간 팟캐스트 "크립톡(Cryptalk)"의 진행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