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2주 동안 보험비교플랫폼으로 개인용 자동차보험을 계약한 건수는 2000여 건에 불과했다.
비대면 채널인 다이렉트를 통한 자동차보험 계약건수가 주 평균 14만 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서비스를 통한 계약 비중은 0.7%에 그친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지난해 7월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11개 핀테크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는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해빗팩토리, 쿠콘, 핀크 7개 플랫폼사와 10개 손해보험사가 참여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보험비교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적합한 상품’에 ‘더 낮은 가격’으로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소비자 호응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더 비싸진 보험료가 원인이다.
플랫폼사와 보험사의 신경전 속에 책정된 플랫폼 수수료는 3%다.
보험사 다이렉트채널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면 다른 보험사 보험료를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같은 보험 상품이 보험사 자체 홈페이지보다 플랫폼에서 더 비싸다는 뜻이다.
결국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금융당국의 당초 취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다음달 출시되는 실손보험, 펫보험 등의 다른 상품들의 비교·추천 서비스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플랫폼에서 자동차보험과 마찬가지로 실손보험과 펫보험 등에 대해서도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한다면 보험료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연납이고 매년 재가입하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실손보험과 펫보험은 주기적으로 보험료가 갱신되고 보험료도 매월 빠져나가는 장기상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펫보험 등은 자동차보험 보다 상품구조, 보장내용, 특약 등 복잡한 만큼 원활한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을 위해서는 기존 서비스의 개선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