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해군 전투함 사업 KDDX(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사업 수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해군 KDDX 사업은 무려 7조8000억원 규모 초대형 프로젝트로 양사는 수주를 위해 그야말로 혈투를 펼치고 있다.
◇ HD현대중공업, 군사기밀 탈취 유죄 확정 판결
문제는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1월 자사 직원 9명이 특수선 개발 관련 군사 3급 기밀을 수년간 빼낸 혐의 등과 관련 2022년 11월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KDDX 수주전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방사청은 올해 KDDX 사업과 관련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를 추진한다. 이후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이미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기본설계를 수주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후속 사업들을 순차적으로 수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불법수집(KDDX자료 포함)으로 지난 2022년 11월 유죄판결을 받았고, 오는 2월 방사청의 계약심의위원회 제재를 앞두고 있다.
◇ 군사기밀 히스토리…‘방사청 KDDX 감점 규정’
KDDX 수주와 관련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알파경제는 최근 ‘방사청 KDDX 진행경과 및 감점 규정’ 보고서를 입수해 관련 내용을 살펴봤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KDDX자료를 포함해 군사기밀을 불법 수집했고, 그해 11월 군 기무사는 현대중공업을 내사했다.
이로 인해 2020년 2월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검찰에 송치됐으나, 8월 KDDX 기본설계사업 입찰 결과 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당시 조선업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제안서 평가 당시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실제 페널티(벌점)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었으나, 결국 경쟁사였던 대우조선해양(DSME)은 기본설계 가처분 신청에도 기각됐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2022년 11월 유죄판결 선고 및 확정됐다. 핵심은 보안 감점 규정에 따라 감점 1.8점 적용 개시(2년 이상 3년 미만 징역형 1.3점+복수인원/사건 0.5점)했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이 기소 중이라고 보안 감점 적용을 피하고, 이제는 기소 시점부터 적용 받겠다는 주장을 방사청에 수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결국 1년도 안되는 기간만 감점을 적용 받게 되는 셈이다.
◇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KDDX 입찰 전부터 신경전 치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KDDX 입찰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방사청은 오는 2월 KDDX 입찰공고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현대중공업은 기소로 인한 감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앞선 입찰에서는 기소 중이라고 보안감점 적용을 피하고, 이제는 기소 시점부터 적용 받겠다면서 벌점 시점 적용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작년 8월 HD현대중공업 FFX사업 5,6번함 가처분 신청과 관련 “현대중공업은 이의신청, 국민권익위 고충민원, 가처분신청 등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가처분 역시 제안서 평가의 적정성보다는 제도 문제를 주장하면서 사법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KDDX 수주 관련 한화오션과의 신경전 같은 건 없고, (방사청) 규정에 따라 현재 감점 적용을 받고 있다”면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임직원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강화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