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스마일게이트RPG가 미래에셋증권(라이노스자산운용)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라이노스는 7년 전 전환사채(CB) 형태로 200억원을 투자했으나, 스마일게이트RPG가 ‘상장 추진’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스마일게이트RPG는 계약서상 명시된 적자를 기록할 경우 상장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추진해왔으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소송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11월 스마일게이트RPG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에 손배소 및 매매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소가는 1000억원 규모다.
앞서 지난 2017년 스마일게이트RPG는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라이노스운용이 펀드를 통해 이를 사들였다. 만기는 작년 12월 20일까지였다.
그중 30%는 스마일게이트RPG가 지난 2019년 콜옵션을 행사해 상환했으며, 나머지 70%는 작년 11월 20일 주식 전환 기한이 만료돼 CB로 남아있는 상태다.
문제는 당시 스마일게이트RPG와 라이노스운용자산이 합의한 투자조건으로 “CB 만기 직전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이 120억원 이상일 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라이노스는 2022년 스마일게이트RPG가 12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다고 판단해 상장을 요구했다.
실제로 스마일게이트RPG는 상장을 추진했고, 증권선물위원회에 지정감사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스마일게이트RPG는 2022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다시 말해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셈이다.
라이노스 측은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건 맞지만, 이는 회계상의 문제일 뿐 상장 추진을 못할 이유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스마일게이트RPG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본 건은 계약이 정한 상장추진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이 명확한다”면서 “더욱이 상장을 추진하기에 유동성 경색, 증시 침체 등 대내외 경기 여건도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의 추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계약 내용에 근거하지 않는 상장을 강요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처사”라면서 “실제로 지난해 컬리를 비롯해서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계약에 의하면 사채권자에게는 상장을 요구할 권리가 없기 때문에 전환사채 이슈와 당사의 상장 추진 이슈는 별개의 이슈”라면서 “시장상황과 실적 등을 고려해서 상장추진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향후 법과 규정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IB 업계에서는 스마일게이트RPG가 반드시 상장할 필요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고금리 지속, 러-우 전쟁 등 대내외 경기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기업 가치는 물론 성장 동력까지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